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397

렉카차 / 최규학 렉카차 최규학 고속도로 갓길에 렉카차가 띄엄띄엄 서 있다 메뚜기를 노려보는 사마귀처럼 달리는 차들을 바라본다 사고가 나기를 기다리는 것인가 사고가 나지 않도록 경고하는 것인가 렉카차 안에는 렉카차 기사가 타고 있다 렉카차 기사는 사고가 나도 걱정이고 사고가 나지 .. 2019. 5. 29.
수목원 스케치 / 최규학 수목원 스케치 최규학 사자는 우리에 갇히고 나무는 수목원에 갇힌다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바오밥 나무 링거 맞는 중환자처럼 무표정하다 고향에 있었으면 천년쯤 지난 후에 구름 같은 수관을 쓰고 승천할 수 있었을 것을 아라비아에서 뽑혀온 코코야자 꽁지 빠진 공작새처럼 풀.. 2019. 5. 20.
풀의 모정 / 최규학 풀의 모정 최규학 삐쩍 마른 키 큰 풀이 안 뽑힐려고 버티다 뚝! 허리가 끊어졌다 통통한 새끼풀이 놀라서 바라본다 아! 풀 어미가 아기를 지키려고 버텼구나 풀 어미도 새끼를 이렇게 사랑하는구나 바람을 막느라 빗방울을 막느라 저렇게 몸이 바래고 찢어졌구나 나는 새끼풀을 .. 2019. 5. 13.
사랑 그리움/ 최규학 사랑 그리움/ 최규학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낙서를 할 때 그 사람 이름 옆에 사랑한다 쓰지 않느냐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길을 걸을 때 다른 사람 얼굴조차 그 사람 얼굴로 보여 깜짝 놀라지 않느냐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잠을 .. 2019. 4.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