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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397

비상등/최규학 비상등/ 최규학 내가 만일 등이 되어야 한다면 너를 위한 비상등이 되고 싶다 멀쩡한 무샛날 안전할 때에는 눈뜬 부처상처럼 물끄러미 보고 있다가 안개 자욱하거나 눈보라 몰아치는 겨울밤처럼 위급할 때에는 놀란 신장처럼 두눈 부릅뜨고 깜박 깜빡 네 갈 길 안내하고 싶다 네 .. 2019. 2. 26.
행복으로 가는 길/최규학 행복으로 가는 길/ 최규학 행복으로 가는 길은 고속도로가 아니다 구불구불한 마을 길이거나 오르락 내리락 산길이다 고압선에 전깃불을 켤 수 없고 큰 나무 줄기에 열매가 달릴 수 없듯이 거침없이 달리는 탄탄 대로로는 행복의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 행복의 목적지에 닿으려.. 2019. 2. 20.
2월의 비밀 / 최규학 2월의 비밀/ 최규학 겨울의 끝자락에 태어난 2월은 못난이 인가 2월에는 농부들도 논밭을 버리고 신께서도 산과 들을 버려 차가운 바람 부는 곳에 황량함만 더하네 2월은 왜 다른 달 보다 하루가 짧은가 2월은 기도하였네 2월에도 논과 밭에 곡식이 자라고 산과 들에 꽃이 피게 하소.. 2019. 2. 12.
살아있는 물고기 / 최규학 살아있는 물고기/ 최규학 살아있는 물고기만이 강물을 거슬러 오를 수 있다 죽어있는 물고기는 강물에 몸을 맡기고 낙엽처럼 떠내려 갈 뿐이지만 살아있는 물고기는 두 눈 부릅뜨고 꼬리를 치켜 세우고 몸을 화살처럼 흔들며 물결을 거슬러 오른다 물결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 .. 2019.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