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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397

바다에 내리는 눈/ 최규학 바다에 내리는 눈/ 최규학 바다에 내리는 눈은 달콤한 솜사탕이다 바다의 혀에 닿자마자 사르르 녹는다 망망한 바다는 가득한 눈을 좋아하고 자유로운 눈은 허허한 바다를 좋아한다 바다는 고래처럼 입을 벌리고 혀를 날름거리며 눈을 받아 먹고 눈은 물고기처럼 바다속으로 헤엄쳐 들.. 2018. 1. 26.
사구 숲 / 최규학 사구 숲/ 최규학 모래 언덕에도 숲이 생긴다 백년에 한 번 비가오고 아침에 한 번 이슬 한 방울 맺힌 것이 생명수 되어 풀 씨 하나 틔었다 말라 죽으면 또 틔고 나무 뿌리 하나 생겼다 말라 죽으면 또 생겨나 기어이 풀 한포기 살아 남고 나무 한그루 살아 남아 결국 푸른 숲을 이룬.. 2018. 1. 22.
수탉 /최규학 수탉/ 최규학 저기 성당 지붕 위 십자가 꼭대기에 수탉이 앉아 있다 오늘밤 닭 울기 전에 네가 나를 세번 부인하리라 하신 말씀 새겨 배신하지 말라는 상징이다 배신하지 않는 수탉이여 새벽이면 어김없이 우는 수탉이여 위대 하구나 십자가 보다도 높은 곳에 있구나 목을 비틀어.. 2018. 1. 17.
솟대 /최규학 솟대/ 최규학 나는 너를 지키는 솟대가 되고 싶다 장대에 높이 앉아 날아가지 않고 마을을 지키는 기러기처럼 나도 네 곁을 떠나지 않고 너를 지키는 솟대가 되고 싶다 높은 장대에 홀로 앉은 기러기되어 사시사철 밤이나 낮이나 두 눈 똑바로 뜨고 너에게 오는 삿된 것들을 막고 싶다 그.. 2018. 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