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대/
최규학
나는 너를 지키는 솟대가 되고 싶다
장대에 높이 앉아 날아가지 않고
마을을 지키는 기러기처럼
나도 네 곁을 떠나지 않고
너를 지키는 솟대가 되고 싶다
높은 장대에 홀로 앉은 기러기되어
사시사철 밤이나 낮이나 두 눈 똑바로 뜨고
너에게 오는 삿된 것들을 막고 싶다
그리하여 네가 이 세상 할 일 무사히 마치고 돌아갈 때
나는 비로소 장대를 박차고 날아
네 영혼을 싣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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