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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주소 인생의 주소 젊을 적 식탁에는 꽃병이 놓이더니 늙은 날 식탁에는 약병만 줄을 선다. 아! 인생 고작 꽃병과 약병 그 사이인 것을……. 어느 이른 아침, 커피가게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서 있었다. 내 앞에 남루한 옷을 입은 비쩍 마른 한 여인이 커피 한 잔의 값을 치루기 위해 지갑에서 동전을 꺼내 세고 있자 계산대에 있던 직원이 말했다. “저기 있는 빵도 하나 가져가세요.” 여인이 잠시 멈칫하자, 직원은 다시 큰소리로 말했다. “제가 사는 거예요. 오늘이 제 생일 이거든요! 좋은 하루 되세요.” 그 여인은 연신 고맙다는 말을 하면서 빵 하나를 들고 나갔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내가 그 남자 직원에게 말했다. “생일 날 그 여인을 위해 빵을 사 주다니 멋집니다! 생일을 축하해요!” 계산대의 직원이 고맙다는.. 2022. 1. 9.
1월의 강 1월의 강 최규학 황새 한 마리 날아갔을 뿐인데 저승처럼 황량한 1월의 강 죽은 자의 호흡처럼 차가운 바람만 말을 달린다 동태처럼 언 몸 위에 눈이 쌓이면 1월의 강은 시체처럼 빳빳하여 맥박이 1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누가 알았으랴 몸은 얼어도 가슴속에 뜨거운 피가 흐른다는 것을 어머니처럼 자신의 껍데기를 얼려서 품은 생명을 살린다는 것을 ♤♤♤어느 애독자의 평♤♤♤ 삶은 챠트상의 기록이 아니다. 삶을 주는 것은 의사가 아니라 어머니이다. 정확히는 어머니에 관한 내러티브이다. 은퇴자들은 죄의식과 벌과 같은 양심의 문제에 곤경에 처하는 수가 있다. 1월의 강은 사실 진지하고 중요한 내러티브이다. 왜냐하면, 벌과 절망에 처해서 기쁨과 밝음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성실과 참된 삶이 아닌 죄와 벌이라는 곤경에 .. 2022. 1. 9.
[2021년 11월 9일 ]부여 국화꽃 전시장(부여 규암:부산 각서석) [2021년 11월 9일 ]부여 국화꽃 전시장(부여 규암:부산 각서석)) [부여 백마강]부산 각서석 : 지통제심, 일모도원 이란 글이 돌위에 깊게 새겨져있다.(충청남도 유형문화제 47호) 내용: 부여군 백마강가 암벽에 새긴 글씨로, 조선 후기의 문신인 이경여(1585∼1657 ) 선생의 의지를 후손에 알리고자 쓴 것이다. 조선 효종 때 영의정을 지내던 백강 이경여 선생은 효종 8년(1657) 병자호란의 치욕을 씻고자 이완·송시열과 함께 청나라를 쳐야한다는 상소를 올렸다. 왕은 ‘경의 뜻이 타당하고 마땅하지만 진실로 마음이 아프나 뜻을 실현하기에는 너무 늦다’라는 답장을 내렸는데, 청나라에서 그를 벼슬에서 물러나게 하도록 간섭하여, 결국 그는 부여로 낙향하였다. 그 후 우암 송시열이 이 내용을 여덟 자로 .. 2021. 12. 24.
낙엽을 밟으면 낙엽을 밟으면 최규학 낙엽을 밟으면 심장이 뜀박질을 한다 꽃잎을 밟을 때보다 더 빨리 달음박질을 한다 낙엽을 밟으면 심장이 외마디 소리를 지른다 꽃잎을 밟을 때보다 더 서럽게 흐느낀다 낙엽을 밟으면 심장이 까무러친다 꽃잎을 밟을 때보다 더 바싹 오그라든다 낙엽을 밟으면 심장에 생채기가 생긴다 꽃잎을 밟을 때보다 더 갈기갈기 찢어진다 낙엽을 밟으면 어머니의 심장이 보인다 한평생 벌겋게 쏟아졌으리라 누렇게 퇴색되어 구멍이 숭숭 뚫렸으리라 밟히고, 밟히고 또 밟혔으리라 2021. 1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