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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든 탑 공든 탑 최규학 나는 알지 못하였습니다 “공든 탑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말에서 공이 무엇인지를 공(功)은 공손할 공(恭)이요 정성 공(悾)이며 바칠 공(貢)이었습니다 두려울 공(恐)이며 빌 공(空)이었습니다 두 손 맞잡을 공(拱)이며 묶을 공(鞏)이었습니다 사비성 한복판에 천오백 년을 버티고 서있는 저 석탑은 얼마나 많은 공이 들어있길래 아직 부소산과 형 아우 하는 것일까요? 서동왕자 선화공주의 사랑은 얼마나 많은 공이 들어있길래 천오백 년이 지나서도 장미와 향기를 다투는 것일까요? 나는 알지 못하였습니다 바위 위에 자그만 돌멩이 몇 개로 기원 탑을 쌓아 올리는 의미를 공손한 마음으로 정성을 바치는 저 손길이 두려운 마음으로 신이 채울 빈 곳을 남기는 저 순수가 돌과 돌을 서로 잡아 묶어둔다는 것을 어.. 2021. 8. 21.
어느새 가을 변이 코로나 땜에 어수선한 틈을 타 여름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것 같습니다 조석으로 선선한 느낌이 올 한해도 벌써 기울기 시작하는구나 하는 세월에 밀려감을 실감하게 한다 2020년 21년은 내 인생에 특별한 시간 이런 세상의 맛도 보고 저런 세상 맛도 보고 한번도 경험도 예상도 하지 못 한 세상맛을 보면서 몇 년 만에 맑은 하늘과 깨끗한 공기맛을 보는 해였음은 분명한 시기였다 비록 마스크로 입을 막고 다녔지만 맑은 공기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 않았나 한다 죽으라는 법은 없는 가 보다 공기도 나쁜데 입막음 까지 하고 다닌다면 그 보다 더 큰 고통이었을 텐데 하늘에 감사하고 개발의 멈춤에 감사하고 인간의 욕망에 충고하지 않았나 무엇을 하든 만족은 없었지만 불행 중 다행 인 건 공기가 맑다는 것 맑은 하늘.. 2021. 8. 21.
62. 百濟大香爐 62. 百濟大香爐 地祕天慳直待今 眼前物像意深深 雞龍卦象風雷益 民說無疆聖主心 하늘과 땅이 아끼고 감추어 곧장 오늘을 기다렸나 눈 앞에 보이는 물상들 의미가 깊고도 깊어라 위에는 닭 아래는 용 ‘풍뢰익’의 괘상 아닌가 백성들 한없이 기쁘게 함은 거룩한 임금의 마음이로다 [해설] 나는 백제금동대향로에 관심이 많다. 그에 담긴 사상적 의미를 파헤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근래에 내 나름의 작은 결론을 얻었다. 일차로 향로 맨 위에 있는 동물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닭, 즉 천계(天鷄)요, 맨 아래에서 향로를 떠받치고 있는 동물은 용이 틀림없다. ?주역? 설괘전(說卦傳)을 보면 “손(巽)은 닭이 되고(巽爲鷄) 진(震)은 용이 된다(震爲龍)”고 하였다. 즉 손괘를 동물로 설명하면 닭에 해당하며, 진괘는 용.. 2021. 8. 16.
구름 구름 최규학 구름은 세종대왕의 붓처럼 글씨를 써서 나에게 인생의 비밀을 알려주었지만 나는 읽지 못하였네 구름은 피카소의 손처럼 그림을 그려서 나에게 사랑의 비밀을 알려주었지만 나는 보지 못하였네 구름은 나의 무능을 안타까워하며 나에게 끊임없이 진실을 알리는 편지를 보냈지만 나는 받지 못하였네 인생이 저녁노을처럼 붉어진 다음에야 나는 비로소 깨달았네 내가 찾는 모든 것이 구름 속에 있었다는 것을 인생 자체가 구름이라는 것을 2021. 8.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