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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397

나무껍데기 / 최규학 나무 껍데기/ 최규학 바람이 얼마나 날카로왔길래 저리 베였는가 비가 얼마나 거셌길래 저리 파였는가 벌레들이 얼마나 모질었길래 저리 부르텄는가 노숙자 옷보다 더 누덕누덕 하구나 할아버지 손등보다 더 쭈굴쭈굴 하구나 나무 껍데기가 아품을 견뎠기에 나무가 파릇한 새 잎.. 2018. 8. 8.
뿌리 / 최규학 뿌리/ 최규학 흙 속의 자유로운 영혼이여 눈이 없어도 보고 발이 없어도 가고 생각하지 않아도 아는 구나 뿌리가 흙 속에 살지 않으면 나무가 어찌 창공에 올라 꽃을 피우겠는가 하늘을 나는 새여 땅 위를 달리는 짐승이여 흙 속에 사는 뿌리의 자유로움을 어이 알까나 꽃 보러 별 .. 2018. 8. 3.
기적 / 최규학 기적/ 최규학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는 기적이여 너에게로 갈 수 있구나 두 눈으로 볼 수 있는 기적이여 너를 볼 수 있구나 두 귀로 들을 수 있는 기적이여 너의 음성을 들을 수 있구나 두 팔로 안을 수 있는 기적이여 너를 안을 수 있구나 2018. 7. 30.
폭염 / 최규학 폭염/ 최규학 세상이 쩔쩔 끓는 날 나는 누구에게 그늘이 되는가 펄펄 끓는 찜통 속에서도 나무들 서로에게 그늘이 되는구나 제 몸을 희생하여 그늘을 만드는구나 나무 그늘 아래 풀 한포기 타 죽지 않는구나 불달은 철판 위 계란 같은 신세 이면서도 바위는 알 몸으로 햇볕을 막는구나 .. 2018.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