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398 부채 부채 최규학 부채를 흔들어보면 알게 된다. 바람은 수신호로 달리는 자동차라는 것을 무대에 오르기를 기다리는 가수라는 것을 부채 바람은 냉막걸리요 꿀물이며 발효홍삼이라는 것을 더위를 이기는 백 가지 비법이 있을지라도 손으로 부채를 잡고 부치는 것보다 더 선한 방법은 없다. 부채를 부치면 착한 바람이 일어서서 화난 더위를 주저앉힌다. 평정심은 바위가 되고 미움은 별이 되며 평화가 입을 맞춘다. 학의 날개 너울너울 기분이 하늘을 난다. 부채를 부쳐보면 알게 된다. 세상의 모든 진리가 바람 한 점이라는 것을 2023. 9. 8. 요즘 지구 요즘 지구 최규학 빗물을 먹고사는 강이 역류성 식도염에 걸려서 비만 오면 토하며 발버둥을 친다. 강물을 먹고사는 바다가 불량식품이 많아서 소화불량으로 트림하면 악취가 심하다. 어둠이 빛을 먹는데 암 덩이처럼 번지는 빛 덩이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했다. 세월이 나이를 먹는데 식욕과다로 나이가 거덜 나게 생겼다. 다이어트 약인 사랑도 구하기 어려워 아우성이다 2023. 9. 4. 맥문동과 소나무 맥문동과 소나무 최규학 푸른 머릿결 곱게 빗고 줄무늬 저고리에 꼿꼿한 치마를 입은 여인 타오르는 연보라 불꽃 하현을 그으며 내려와 상현을 그리며 솟구치는 단정학 서까래처럼 내려오는 환희 귀솟음 하는 영혼 가장 겸허한 자세로 선 외기둥 푸른 그늘막 진달래와 개나리의 케미보다 황홀한 저 치마 저고리 2023. 8. 18. 슬픔 슬픔 최규학 일하는 개미를 일부러 밟아 죽이고 기도하는 파리를 재미 삼아 때려잡는 것이 슬픔이어야지 기쁨이면 안 된다. 어머니 상여 뒤를 따라가는 어린 자식의 통곡 소리가 슬픔이어야지 기쁨이면 안 된다. 아직은 창창한 남편이 죽었는데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수다를 떠는 부인 백두옹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호상이라며 즐거워하는 자식들 슬픈 일을 당하여 슬퍼하지 않는 세상이 슬프다. 슬픈 일을 당하여 눈물에 뜬 무지개를 보는 것이 기쁨인 세상이 슬프다. 2023. 8. 2. 이전 1 2 3 4 5 6 7 ··· 10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