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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암에 올라 신선암에 올라 신선암에 올라 멍석처럼 널직한 바위에 앉아 손을 뻗으니 하늘이 손에 닿는구나 저 멀리 병풍같이 펼쳐진 바위 사이에 불타는 듯 피어오른 검붉은 단풍이 참 아름다워라 푸른 하늘밑에 흰 뭉개 구름은 나그네의 마음을 아는 듯 흘러 흘러 어디로 가는가 ! 2017.10.13.사헌 조성열 지음 . 2021. 8. 11.
8월의 노래 8월의 노래 최규학 조금만 더 견디십시오 머지않아 전쟁이 끝날 것입니다 개망초 하얀 군대도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해바라기 대포도 까맣게 불탈 것입니다 8월의 패잔병을 귀뚜라미 등에 태워 보내면 9월의 원군이 잠자리 꼬리에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올 것입니다 8월의 무도회에서 소쩍새의 마지막 공연을 애틋한 마음으로 관람하십시오 경적을 울리며 질주하는 매미에게도 격려를 보내십시오 8월의 전장에서는 입추 장군이 말복 장군을 물리치고 처서 장군이 뒤처리를 할 것입니다 모두 승리의 대열에 함께 서서 코스모스 꽃길의 환영을 받으십시오 승리의 잔칫상에는 붉은 대추가 훈장처럼 가득할 것입니다 2021. 8. 6.
7월의 눈 7월의 눈 최규학 간절함이 있으면 한여름에도 눈이 옵니다 할머니가 앉아있는 마루가 맥반석처럼 달구어져 오징어가 구워질 지경입니다 강아지는 뒤꼍에서 에어컨의 실외기 같이 뜨거운 숨을 토하고 있습니다. 마당 가의 옥수수가 홍어의 지느러미처럼 잎을 펄떡이며 바람을 보내주려 안간힘을 씁니다 “눈이 내렸으면 좋겠네” 할머니가 중얼거리자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먹구름이 몰려오고 함박눈이 쏟아졌습니다 “영감탱이가 내 말을 알아들었나 보구먼” 할머니의 촉촉한 눈동자에는 옥수수에 피인 눈꽃과 하얀 눈이 덮인 마당이 선명합니다 할머니는 추운지 사시나무처럼 떱니다 내리던 눈이 갑자기 소나기로 변했습니다 천둥소리가 할아버지 기침 소리처럼 다정하게 들립니다 할머니도 따라서 헛기침을 합니다 7월의 눈은 그렇게 할머니의 사랑처.. 2021. 8. 1.
산(山) 공기가 그리워(2021.07.25) 산(山) 공기가 그리워 코로나 발병으로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것도 장거리 여행 못한 지 어느덧 1년 반이 흘렀다 날씨는 35도를 넘 너드는 불볕더위에 얼굴은 반쯤 가리는 마스크 쓰고 불편한 게 한 두 가지 아니다 답답한 마음에 山 공기가 그리워 뜨거운 햇볕을 마다하고 집을 나섰다 집 근처 대중교통 30분 거리에 있는 아차산 오후 4시 50분 출발, 아차산 입구에 5시 반 도착 산객이 하나 둘 하산하고 있는 중에 나는 출발이라 다소 걱정됐지만 그래도 해가 긴 여름날이라 안심하고 "레디 고고~씽~~~" 산에 오르는 발걸음이 오랜만인 것치곤 가벼웠다 더위를 잊고 상쾌하게 아차산을 정복 나를 스스로 테스트할 겸 만족한 하루였다 아직 건강함에 감사를 자신감을 준 아차산에 고마움을 할 수 있다는 용기에 박수를 살아.. 2021. 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