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398 나이 한 살 더 먹는 떡(德)국 ◉나이 한 살 더 먹는 떡(德) 국 조상님들은 후손들이 모여 차례를 받으니 좋아하시겠죠. 떡국은 덕담(德談)을 나누며 먹기 때문에 덕(德) 국이라고도 하며,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답니다. 가래떡 같이 수명과 복덕(福德)이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마음을 잘 쓰면 심덕(心德)이 좋아지고, 용심(用心)을 잘하면 후덕(厚德)해지고 이해하는 마음은 인덕(人德)이 좋아지고, 조상님께 효도하면 음덕(陰德)이 좋아지고,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됩니다. 복(福)은 영적인 관계이고, 덕(德)은 행위에 관계됩니다 복(福) 示+ ㅡ + 口+田 ▸ㅡ한 입ㅁ으로 돈田을 비示는 것이 복입니다. 신(神), 기도(祈禱), 사(社, 祀) 모두 이 글자가 들어갑니다. 福에도 이 글자가 있지요. 는 모두 신이나 영혼과 관계가 깊습니다. 알.. 2023. 1. 27. 목촌리(木村里) 목촌리(木村里) 최규학 썩은 나무다리 건너 목촌리(木村里) 마을에는 아파도 건강한 나무 가족이 삽니다. 참나무 아저씨는 팔이 부러지고 소나무 형은 몸이 파이고 느티나무 할아버지는 내장이 썩고 아카시아 외할머니는 등창이 나고 전나무 아버지는 귀가 찢어지고 오리나무 이모는 관절이 붓고 뽕나무 삼촌은 다리뼈가 삭고 산수유 누나는 어깨가 휘었습니다. 멀쩡한 나무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아파도 아파하는 나무 또한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참나무 이장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아픈 것은 아픈 대로 두고 오로지 살아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살기 때문이랍니다. 바위처럼 아파도 아파하지 않고 별처럼 슬퍼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답니다. 2023. 1. 18. 자작나무 자작나무 1 최규학 느티나무보다 멋지지 않아도 소나무보다 화려하지 않아도 자작나무 빛이 난다 구만리 흘러가는 구름도 부지런히 날아가는 산새도 자작나무 바라보면서 피로를 잊는다 멀리서 바라봐도 눈에 띄는 건 피부가 하얀 만큼 영혼도 맑고 야리야리 몸매가 애처롭기 때문이다 자작나무 2 최규학 너는 푸른 파도 속에서 솟아오르는 하얀 분수 구름도 은근히 내려다보고 까치도 흘깃 바라다보고 토끼도 멈칫 올려다보지만 아닌 척 쳐다보는 내 눈길이 가장 뜨겁다 2022. 12. 14. 가을바람이 불어올 때 가을바람이 불어올 때 최규학 가을바람이 불어올 때 붉은 낙엽만 뚝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고독한 사람의 가슴에서 붉은 외로움도 뚝뚝 떨어진다. 가을바람이 불어올 때 갈 곳 있는 철새만 훨훨 날아가는 것이 아니다. 갈 곳 없는 구름도 훨훨 흘러간다. 가을바람이 불어올 때 가을 달만 빙빙 굴러가는 것이 아니다. 가을 사람의 나이테도 빙빙 굴러간다. 가을바람이 불어올 때 감잎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억새꽃만 엉엉 우는 것이 아니다. 하늘나라 외로운 신들도 흰구름 속에서 엉엉 운다. 2022. 11. 18.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10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