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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397

[輓李御寧先生] 이어령 선생의 별세를 애도하다 輓李御寧先生 이어령 선생의 별세를 애도하다 (최영성 교수) 一瞥人間九十年 兼才學識世無肩 今隨大化魂長逝 必作修文地下仙 인간세상 한 번 훑고 나니 어언 구십 년이라 재주와 학문과 식견으로 세상에 어깨 견줄 이 있을까 이제 대화(大化)를 따라 영혼이 먼 곳으로 떠나시는구려 틀림없이 수문랑(修文郞)으로 지하의 신선이 되시겠지 주) 大化: 인간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네 단계의 큰 변화. 유아기⋅청년기⋅노년기, 그리고 죽음을 말한다. 『열자(列子)』 「천서(天瑞)」 편 참조. 주) 修文: 수문랑(修文郞). 중국 진(晉) 나라 때 소소(蘇韶)라는 죽었다가 깨어났는데, 그가 저승에 가 보니, 공자의 제자 안연(顔淵)과 복상(卜商)이 귀신 가운데 성자(聖者)로 대접을 받으면서 ‘문(文)’을 담당하는 수문랑(修文郞)으로.. 2022. 4. 13.
내 마음 내 마음 최규학 다른 사람이 내 마음을 밟을 때는 바위처럼 단단해지지만 당신이 내 마음을 밟을 때는 살얼음처럼 물러집니다. 살짝만 밟아도 깨어져서 내 마음속에 당신을 푹 빠뜨립니다 다른 사람이 내 마음을 때릴 때는 쇠그릇처럼 딱딱해지지만 당신이 내 마음을 때릴 때는 고무풍선처럼 부드러워집니다. 살짝만 불어도 솜사탕처럼 불어나서 비누 풍선처럼 하늘을 날아다닙니다 나도 내 마음을 어쩔 수 없지만 당신은 내 마음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어머니만을 따라가는 어린아이처럼 내 마음은 당신만을 쫓아다닙니다. 주인의 말만 듣는 강아지처럼 내 마음은 당신의 말만을 따릅니다. ♡지난 토요일(2월 26일) 나태주 시인이 진행한 충남 문협 정기총회에서 부회장에 당선되었습니다 2022. 4. 13.
산수유 꽃 산수유 꽃 최규학 산수유 꽃을 바라보면 꽃보다 향기가 먼저 보인다 향기가 먼저 보이는 꽃이 진짜 봄꽃이다 어릴 적 어머니를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 노란 저고리에서 엄마 냄새가 먼저 보였듯이 멀리서 산수유 꽃을 바라보면 노란 꽃잎보다 봄 향기가 먼저 보인다 어머니의 손짓처럼 산수유가 가지를 흔들면 나는 마구 뛰어가서 산수유 꽃 품속에 안기고 싶다 노란 산수유 꽃 품속에는 어머니의 펄떡이는 심장이 살아 있을 것 같다 나는 오늘 산수유 꽃을 바라보며 풀풀 나는 엄마 냄새에 눈물짓는다 2022. 3. 30.
사랑은 꽃과 같이 사랑은 꽃과 같이 최규학 사랑은 꽃과 같이 시들기 쉽다네 정성을 다하여 보살펴도 금방 시드는 꽃처럼 산 꽃이나 들꽃이나 집안에 피는 꽃이나 빨리 시들기는 마찬가지라네 활짝 피어 있을 때는 영원히 시들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아침이 오면 사라지는 별빛처럼 금방 시든다네 그러기에 사랑은 꽃과 같이 아름답고 귀한 것이라네 비록 지더라도 그 여운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꽃이라네 2022.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