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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곡강 합곡강 최규학 내 고향 합곡리에 강이 있었지 남면들 구렁개펄 휘휘 돌아서 금강과 입맞추는 강이 있었지 강 속에 물고기들 첨벙거렸고 강둑에 누렁소들 음메 울었지 붕어 잡아 지져 먹고 조개 잡아 국 끓였지 조개 잡다 뱀 건지면 놀라 자빠졌지 겨울엔 얼음 깨고 작살로 뱀장어도 잡았지 여름 저녁 아저씨들 목욕할 때는 물새들 재잘대며 흉을 보았지 큰 홍수엔 보릿단 세숫대야 씨암탉도 떠내려갔지 물난리 때 사람들 우르르 나와 구경하는 모습이 볼만했었지 내 친구도 강 건너다 빠져 죽었고 교회 선생님 친척 아저씨도 못 나오셨지 겨울 살얼음판 썰매 타다가 방앗간 집 귀한 아들 하얗게 죽었지 죽어도 무섭지 않고 다정했던 강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위로하던 강 지금도 합곡리에 강이 있지만 나 어릴 적 그 모습은 사라졌다네 그.. 2021. 4. 30.
평화를 그려보라 평화를 그려보라! 어느 스승이 '평화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려보라'고 했다. 제자들이 잔잔한 호수, 창공을 평화롭게 나는 새떼 등이었다. 스승은 이건 평화가 아니다고 했다. 이런 평화는 폭풍이 한번 불면 다 깨진다는 것이다. 제자들은 평화를 어떤 '상태'로 본 것이다. 다시 그린 한 제자의 그림을 보고 칭찬했다. 막 폭풍이 몰아쳐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풀포기가 날리는 중에 어미 닭이 병아리를 꼭 품고 있는 그림이었다. 참된 평화는 '상태'가 아니라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그 관계는 새끼를 사랑하는 어미의 사랑, 그 어미를 절대적으로 따르는 새끼의 신뢰에 있다. 그리고 그 평화를 일구기 위한 하나밖에 없는 방법은 서로가 자기 헌신을 통해 섬길 때 맺어지는 것이다. -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스승의 스승인 이.. 2021. 4. 30.
지혜의 향기 [지혜의 향기] 물이 흐르면 자연히 도랑이 생기고 조건이 갖춰지면 일은 자연히 성사됩니다. 시기가 무르익고 조건이 갖춰지면 굳이 애쓰지 않아도 절로 이루어집니다. 때가 아닌데 억지로 하려 든다면 이룰 수도 없고, 인생이 덩달아 피곤해집니다. 자기를 아는 자는 남을 원망하지 않고, 천명을 아는 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복은 자기에게서 싹트고, 화도 자기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세상을 보고 싶은 데로 보는 사람은 세상이 보이는 데로 보는 사람을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지는 꽃은 또 피지만 꺾인 꽃은 다시 피지 못합니다. 병 없는 것이 제일가는 이익이요, 만족할 줄 아는 것이 제일가는 부자이며, 고요함에 머무는 것이 제일가는 즐거움입니다. 2021. 4. 30.
오늘, 지금을 ?한 부부가 숱한 고생을 하면서 돈을 모아 80평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장만했습니다.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어가면서 온갖 고생 끝에 장만한 아파트였습니다. 멋지게 인테리어를 새로 하고 최첨단 오디오 세트와 최고급 커피 머신을 사서 베란다를 테라스 카페처럼 꾸몄습니다. 잡지 책에 나와도 손색없을 만큼 멋진 집이었습니다. 이 집에서 살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았지만 사실 부부는 이 공간을 즐길 시간적 여유가 없었습니다. 새벽 일찍 허겁지겁 출근해서 바쁘게 일하고 밤에 들어와 피곤해서 잠자기 바빴기에 자신들의 멋진 공간을 누릴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었습니다. 하루는 남편이 회사에 출근한 후 집에 무엇을 놓고 온 것을 뒤 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놓고 온 물건을 가지러 집에 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 2021.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