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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천 가을이 오다 양재천에 가을이 왔다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황화코스모스 너울너울 갈바람에 덩실덩실 춤을 춘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이삭 이삭을 지키려는 허수아비도 가을이 왔다고 아이들 손에 잡혀 흔들어 댄다 맑은 냇물 소리 청명하게 들리고 떼 지어 노는 물고기는 아이들의 눈을 홀린다 양재천의 가을은 구구대는 비둘기 아기자기 참새 소리와 함께 허수아비로부터 천천히 익어가고 있다 2021. 10. 12.
고란사 고란사 최규학 고란사 바위틈에 고란초 숨어있고 바위 밑 옹달샘에 고란수 글썽이네 물맛은 그대로인데 백제왕은 없구나 백마강 푸른 용이 조룡대 낚일 적에 낙화암 벼랑 위에 꽃비가 내렸었지 진달래 붉은 꽃잎에 궁녀 한이 짙구나 풀벌레 울음 울어 고란고란 염불하고 부소산 깃든 넋이 초승달 눈 뜰 적에 고란사 종소리 울려 백제 혼을 깨운다 2021. 10. 2.
구절초 구절초 최규학 소나무 양산 들고 구절초 길 나서니 구름이 앞장서고 달빛이 뒤따른다 가을이 보따리 풀어 구경하며 가란다 2021. 9. 23.
벼 이삭 벼 이삭 최규학 벼 이삭을 바라보며 벼의 삶을 생각한다 비바람 견뎌내고 튼실한 이삭을 얻었으니 벼의 삶은 성공한 것일까? 벼 이삭이 튼실히 익으면 벼는 죽게 되니 벼의 삶은 허무한 것일까? 벼가 오로지 튼실한 이삭만을 위해서 한평생을 희생하더라도 행복하다 할 수 있을까? 벼는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바쳐야만 튼실한 이삭을 얻을 수 있다 튼실한 이삭이 없다면 벼의 삶은 무의미하다 그러나 벼가 튼실한 이삭만을 위해 산다면 벼의 삶은 그 자체가 없다. 아 존재와 비존재의 모순이여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저 벼 이삭을 바라보며 저녁노을의 아름다움을 탓한다 2021.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