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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고향 이 집이 누구네 집이고 저 집은 뉘 집인지 낯선 곳도 아니건만 어찌하여 이렇게 모르겠단 말이냐? 고향 땅을 너무 늦게 찾아온 탓이더냐 아니면 세상이 급속도로 변한 것이더냐 우리가 늙은 건 지 세상이 변한 건 지 모두가 낯 선 것뿐 주인마님 마저 바뀌어 더욱더 모르는 곳 고향이더이다 아쉬움 많지만 어쩌겠나이까 그래도 내 고향은 고향이니 마음에 그림자로 둬야겠습니다 2022. 1. 18.
고향 뒷동산 고향 뒷동산에서 2022. 1. 18.
인생의 주소 인생의 주소 젊을 적 식탁에는 꽃병이 놓이더니 늙은 날 식탁에는 약병만 줄을 선다. 아! 인생 고작 꽃병과 약병 그 사이인 것을……. 어느 이른 아침, 커피가게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서 있었다. 내 앞에 남루한 옷을 입은 비쩍 마른 한 여인이 커피 한 잔의 값을 치루기 위해 지갑에서 동전을 꺼내 세고 있자 계산대에 있던 직원이 말했다. “저기 있는 빵도 하나 가져가세요.” 여인이 잠시 멈칫하자, 직원은 다시 큰소리로 말했다. “제가 사는 거예요. 오늘이 제 생일 이거든요! 좋은 하루 되세요.” 그 여인은 연신 고맙다는 말을 하면서 빵 하나를 들고 나갔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내가 그 남자 직원에게 말했다. “생일 날 그 여인을 위해 빵을 사 주다니 멋집니다! 생일을 축하해요!” 계산대의 직원이 고맙다는.. 2022. 1. 9.
1월의 강 1월의 강 최규학 황새 한 마리 날아갔을 뿐인데 저승처럼 황량한 1월의 강 죽은 자의 호흡처럼 차가운 바람만 말을 달린다 동태처럼 언 몸 위에 눈이 쌓이면 1월의 강은 시체처럼 빳빳하여 맥박이 1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누가 알았으랴 몸은 얼어도 가슴속에 뜨거운 피가 흐른다는 것을 어머니처럼 자신의 껍데기를 얼려서 품은 생명을 살린다는 것을 ♤♤♤어느 애독자의 평♤♤♤ 삶은 챠트상의 기록이 아니다. 삶을 주는 것은 의사가 아니라 어머니이다. 정확히는 어머니에 관한 내러티브이다. 은퇴자들은 죄의식과 벌과 같은 양심의 문제에 곤경에 처하는 수가 있다. 1월의 강은 사실 진지하고 중요한 내러티브이다. 왜냐하면, 벌과 절망에 처해서 기쁨과 밝음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성실과 참된 삶이 아닌 죄와 벌이라는 곤경에 .. 2022.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