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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397

요즘 용에 대하여 요즘 용에 대하여 최규학 용 한 마리가 하늘을 난다 날개도 없이 어찌 날까 땅을 기는 뱀이 어찌하여 이무기가 되고 용이 될까 용은 그물로 잡을 수 없고 총에 맞지 않는다 뱀의 몸에 잉어 비늘이 생기고 낙타 머리에 토끼 눈, 소귀에 사슴뿔, 큰 조개의 배에 매 발톱과 호랑이 주먹을 갖추면 용이 된다 모든 색을 합하면 깜장이 되듯 모든 동물을 합하면 용이 된다 뱀이 용이 되기 위해선 끊임없이 덧붙이며 변신해야 한다 노력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이루어지는 운이 있어야 한다 예전엔 개천에서 용 났는데 요즘은 도시에서 용 난다 모두 가짜 용이다 거미줄에 걸리고 새총에도 떨어진다 2021. 7. 23.
반전(反轉)의 사고(思考) 반전(反轉)의 사고(思考) 마음이 편하면 초가집도 아늑하고, 성품이 안정되면 나물국도 향기롭다 지혜를 짜내려 애쓰기 보다는 먼저 성실하자. 사람의 지혜가 부족해서 일에 실패하는 일은 적다. 사람에게 늘 부족한 것은 성실이다. 성실하면 지혜가 생기지만 성실치 못하면 있는 지혜도 흐려지고 실패하는 법이다. 관심(關心)을 없애면 다툼이 없어질 줄 알았다. 그러나 다툼이 없으니 남남이 되고 말았다. 간섭을 없애면 편하게 살 줄 알았다. 그러나 외로움이 뒤쫓아 왔다. 바라는 게 없으면 자족할 줄 알았다. 그러나 삶에 활력을 주는 열정도 사라지고 말았다. 불행을 없애면 행복할 줄 알았다. 그러나 무엇이 행복인지도 깨닫지 못하고 말았다. 나를 불편하게 하던 것들이 실은 내게 필요한 것들이다. 얼마나 오래 살지는 선택.. 2021. 7. 22.
그걸 아낍니다. ♥️그걸 아낍니다. 인사할 때 허리를 조금더 숙이면 보다 정중해 질 수 있는데 그러나 그걸 아낍니다. 말 한마디라도 조금 더 친절하게 하면 듣는 사람은 기분이 좋을텐데 그걸 아낍니다. 도움을 준 사람에게 감사합니다 하면 참 좋을텐데 그걸 아낍니다. 실례를 했으면 "죄송합니다"하면 참 좋을텐데 그걸 아낍니다. 오해를 했으면 겸손하지 못한 제 잘못입니다. 하면 좋을텐데 그것도 아낍니다. 칭찬의 말도 아끼고 격려의 말도 아끼고, 사랑의 말은 더 아낍니다 주어서 손해 볼 것도 아까울 것도 없는데 이 모든 것을 우리는 열심히 아낍니다. 그렇게 아끼지 않아도 손해 볼 것도 아까울 것도 없는데도 말입니다 이제는 아낄 것 없이 맘껏 표현하는 삶을 살아 갔으면 좋겠습니다. 살아 있을 때 마음껏 사용합시다 아낀다고 해서 .. 2021. 7. 21.
시감상 02 [김종삼의 墨畵] [시감상. 02] 김종삼의 [묵화墨畵] 묵화(墨畵) 김종삼 물 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되는 것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른 사람의 처지와 같은 경우에 두어 그 사람의 미음과 행위를 생각하여 주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연민의 정은 어떠한 강요로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는개가 온몸의 옷을 적시어 가듯이 소리도 없이 조금씩 젖어드는 것입니다. 서로의 주고받는 정으로서 서로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합니다. 만약에 이러한 마음이 권좌에 있는 사람의 행위로 베풀어졌다면 그것은 가장 위대한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연민의 정을 이야기하다 보면 이란 말을 떠올리게 됩니다. 같은 병을 앓는 사람끼리 서로 가엽게 .. 2021. 7.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