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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같은 사람 봄 같은 사람 최규학 나는 봄 같은 사람 되고 싶다 1월의 얼음을 녹이는 2월 같은 사람 2월의 꽃봉오리를 터뜨리는 3월 같은 사람 언 땅에 별빛을 뿌리는 농부 같은 사람 엄마 젖 냄새나는 유채꽃을 흔드는 봄바람 같은 사람 매화꽃에서 목련꽃으로 다시 벚꽃으로 자신을 쪼개어 주고 화려하지만 욕심내지 않고 푸른 잎에 자리를 물려주는 봄꽃 같은 사람 차가운 땅을 뚫고 나오는 꼬맹이들을 따끈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찬 바람에 멍든 나무들을 진달래꽃 웃음으로 쓰다듬는 봄 엄마 같은 사람 되고 싶다 2022. 2. 14.
www.llls.kr/ [법성게] www.llls.kr/ 법성게 법성원융무이상(法性圓融無二相) 제법부동본래적(諸法不動本來寂) 법의 성품 원융하여 두 모양이 본래없고 모든 법이 부동하여 본래부터 고요하네. 무명무상절일체(無名無相絶一切) 증지소지비여경(證智所知非餘境) 이름없고 모양없어 일체가 다 끊였으니 깨친 지혜로 알 일일뿐 다른경계로 알수없네. 진성심심극미묘(眞性甚深極微妙) 불수자성수연성(不守自性隨緣成) 참성품은 깊고깊어 지극히 미묘하여 자기 성품 고집 않고 인연따라 나투우네. 일중일체다중일(一中一切多中一) 일즉일체다즉일(一卽一切多卽一) 하나 안에 일체 있고 일체 안에 하나 있어 하나가 곧 일체요, 일체가 곧 하나라.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 일체진중역여시(一切塵中亦如是) 한 티끌 그 가운데 온우주를 머금었고 낱낱의 티끌마다 온우주.. 2022. 2. 9.
내가 절에 가는 이유 내가 절에 가는 이유 시인 최규학 내가 절에 가는 이유는 대웅전에 모셔놓은 부처님 상에 절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법당에서 부처님 말씀을 듣고 깨달음을 얻으려는 것도 아니다 해탈한 스님을 만나 번뇌를 없애려는 것도 물론 아니다 다리 건너 궁궐 같은 절 집을 보고 감탄하려는 것도 아니며 늙은 나무의 영광을 보며 힐링하려는 것도 아니다 절이 그 자리에 있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나는 나를 보러 절에 가는 것이다 절에 가면 나를 볼 수 있을까 하여 절에 가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나를 못 보고 돌아온다 2022. 2. 4.
우리 동네 팽나무 우리 동네 팽나무 최규학 이제는 할아버지가 된 우리 동네 팽나무는 우리 동네에서 바위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가장 나이 많은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도 팽나무에 올라가 놀았고 그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도 팽나무 아래에서 놀았다. 우리 동네 팽나무가 볼 때 동네 사람 모두가 어린아이다 우리 동네 팽나무는 우리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을 하늘과 함께 다 보았다. 흥부네가 부자가 되고 놀부네가 가난해지는 것도 보았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보다 더 강한 사랑과 오 부차의 와신과 월 구천의 상담보다 더 강한 미움도 보았다. 알을 깨고 아브락사스를 찾아가는 새처럼 마을을 떠나는 사람과 이몽룡처럼 금의환향하는 사람도 보았다. 우리 동네 팽나무가 볼 때 이런 것들은 모두가 한 조각 뜬구름이다. 우리 동네 팽나무가 가장 잊지 못.. 2022.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