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중에 대한 추억 -
내 나이 70대 중반이 되어 그동안 사귀어온 여러 친구들
을 생각해 보니, 고등학교 때 클럽인 '육손회'와 육사의 여
러 친구들이 있지만 현재 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친구는 정회 중이다.
내가 이렇게 고독과 외로움을 느끼는 것도 내가 그토록 좋아했던 그 친구가 33살에 세상을 떠난 탓이다.
그 친구는 경찰이었는데, 군 근무 시 문산에서 근무하여, 생도2학년 때부터 외박 시에는 교외선을 타고 그의 부대에 가서 면회를 신청하면, 그가 외박을 나올 수 있어 다방에서 대화를 나누고 여관에서 함께 자며 둘의 우정을
돈독히 하였고, 일요일 점심을 든 후에야 헤어졌다.
심지어 4학년 마지막 축제인 화랑제날도 그 친구 찾아
문산에 가서 술이 허락된 그날, 둘이 술을 원 없이 마셨다.
그 후 신당동 검문소에서 근무할 때, 신당시장에 있는
'해운대횟집'에서 소주를 마시며 우정을 쌓았다.
부여고3학년 때 그 친구는 강경. 논산. 서천 등지의 주먹 일인자들과 대결하여 한방에 다 때려눕혔다 하였다.
내가 소위 임관 첫 봉급 때, 그 친구와 금반지 1돈씩 징표로 나누어 가지기도 하였다.
관대하고 크고 중후하며 말없이 의리를 지키는 멋있는 친구, 정회중! 그는 하나밖에 없는 나의 知音이었다.
그가 '84년인가에 용산에 있는 수도원에서 암투병 할
때 25만 원 봉투를 주면서 꼭 살아달라 했건만 한 달 후
임종했다고 그의 형님한테 연락이 왔다.
그는 자기가 근무한 문산이 보이는 탄현에 잠들고 있다.
오늘 비가 오니 내 가슴속에 영원한 사내대장부였던 그 친구가 참 그립고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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