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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소요사 / 최규학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9. 12. 20.

소요사

 

최규학

 

놋쇠 심장 하나 가진

늙은 절

절은 늙었지만

심장은 푸르딩딩

 

마음이 공(空)한 사람

심장을 때리면

심장은 천둥소리를 내며 운다

 

욕심도 사라지고

성냄도 사라지고

어리석음도 사라지고

백팔번뇌가 사라진다

 

홍시처럼 늙은 중

귀가 어두워

날마다 심장을 더 세게 때린다

 

사천왕처럼 서있는 큰 바위

귀가 아픈 듯

노승을 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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