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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당신이 내게 오심으로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9. 12. 28.

당신이 내게 오심으로

 

최규학

 

아침 햇살 같이

당신이 내게 오심으로

어두컴컴한 그림자

공허한 눈빛

뱀처럼 늘어진 검은 머리

빛으로 지우고

환하고 따뜻하게 내 품에 안기고

내 볼에 입맞춤하며 내게 오심으로

나는 아침마다 나팔꽃 되어 방긋 피었습니다

 

바닷가 파도 같이

당신이 내게 오심으로

모래밭 위에 쌓은 성

성안의 보물들

큰 벽시계

대형지도

허망한 꿈을 적은 기원문

물살로 지우며 내게 오심으로

나는 자유로운 갈매기 되어 훨훨 날았습니다

 

언제나 첫사랑 같이

당신이 내게 오심으로

나비가 처음 맛보는 꽃의 꿀 맛

새싹이 추운 땅 속에서 나와 처음 맞는 봄 햇살

어린 새가 둥지에서 날아오르는 처음 날개 짓

처음 핀 장미의 미소

심장을 때리며 내게 오심으로

나는 비 갠 하늘의 무지개

하늘과 땅을 잇는 가장 아름다운 다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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