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내게 오심으로
최규학
아침 햇살 같이
당신이 내게 오심으로
어두컴컴한 그림자
공허한 눈빛
뱀처럼 늘어진 검은 머리
빛으로 지우고
환하고 따뜻하게 내 품에 안기고
내 볼에 입맞춤하며 내게 오심으로
나는 아침마다 나팔꽃 되어 방긋 피었습니다
바닷가 파도 같이
당신이 내게 오심으로
모래밭 위에 쌓은 성
성안의 보물들
큰 벽시계
대형지도
허망한 꿈을 적은 기원문
물살로 지우며 내게 오심으로
나는 자유로운 갈매기 되어 훨훨 날았습니다
언제나 첫사랑 같이
당신이 내게 오심으로
나비가 처음 맛보는 꽃의 꿀 맛
새싹이 추운 땅 속에서 나와 처음 맞는 봄 햇살
어린 새가 둥지에서 날아오르는 처음 날개 짓
처음 핀 장미의 미소
심장을 때리며 내게 오심으로
나는 비 갠 하늘의 무지개
하늘과 땅을 잇는 가장 아름다운 다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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