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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대통(행운)]/남는얘기

"한자(漢字)가 국가경쟁력 되는 시대 올 것"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09. 7. 22.

"한자(漢字)가 국가경쟁력 되는 시대 올 것"

  • 이한수 기자

무료 한자교육사이트 연 이계황 전통문화연구회장

"세상은 다시 변합니다. 이제 동북아시대가 오면 한자는 국가경쟁력이에요. 저는 요즘 '한자교육 운동가'로 자처하고 다닙니다."

동양고전 국역 사업을 위해 1988년 창설된 전통문화연구회의 이계황(李啓晃·71) 회장은 최근 무료 한자교육 인터넷 사이트 '사이버 서당(http://cyberseodang.or.kr )'을 개설했다. 초·중·고교생을 위한 한자교육 동영상, 〈사자소학〉 〈명심보감〉 〈천자문〉 등 기초한문 교육자료 등을 담고 있다. 현재 회원은 4만명 정도지만 2016년까지 1000만명으로 늘린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정부가 하지 않는다고 그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우리말의 70%, 과학용어의 90%가 한자어예요. 나라의 백성이 자기 말을 모르면 문화의 위기가 옵니다. 한자를 모르면 과학발전을 이루기도 어려워요."

이계황 회장은“한자교육운동 한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돈이 나오는 것 도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문예부흥을 위해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강현동 인턴기자

이 회장은 "한자는 2300년 이상 우리가 써온 국자(國字)"라고 강조했다. "예전에 수도 이전 이야기가 나왔을 때 헌법재판소에서 관습헌법으로 수도는 '서울'이라고 했잖아요. 한자가 국자(國字)인 것도 관습헌법입니다. 한글과 한자는 국어를 이루는 양 날개이죠."

그는 요즘 정부 부처·국회·언론사·경제인 단체 등을 찾아다니며 국어기본법 개정 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행 국어기본법은 '한글은 국어를 표기하는 고유문자이며,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 괄호 안에 한자 또는 다른 외국글자를 쓸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한자도 '나라의 글자'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이 회장은 당장 모든 인쇄물에 한자를 혼용해서 쓰자거나 신문에 한자를 노출하자고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다만 초등학교 때부터 국어 차원에서 한자를 가르치자는 것"이라며 "우리 역사와 문화가 한자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이걸 버리면 우리의 정체성이 사라지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TV 퀴즈 프로그램 '골든벨'을 보세요. 학생들이 한자 문제만 나오면 추풍낙엽(秋風落葉)이에요. '부창부수(夫唱婦隨)'의 뜻을 묻는 문제에 '아버지가 창을 부수다'라고 대답한 학생도 있었어요. 온 국민이 한자를 모르는 '반문맹(半文盲)' 지경입니다."

이 회장은 "고전국역 몇 권 더 하는 것보다 한자교육을 확산시키는 일이 한국의 문예부흥을 위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한자교육 확산과 국어기본법 개정운동을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