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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397

오월이 돌아오면 오월이 돌아오면 ​ ​ 오월이 돌아오면 내게서는 제법 식물 내음새가 난다 ​ 그대로 흙에다 내버리면 푸른 싹이 사지에서 금시 돋을 법도 하구나 ​ 오월이 돌아오면 제발 식물성으로 변질을 하여라 ​ 아무리 그늘이 음산하여도 모가지서부터 푸른 싹은 밝은 방향으로 햇볕을 찾으리라 ​ 오월이 돌아오면 혈맥은 그대로 푸른 엽맥(葉脈)이 되어라 ​ 심장에는 흥건한 엽록소(葉綠素)를 지니고 하늘을 우러러 한 그루 푸른 나무로 하고 살자 ​ (신석정·시인, 1907-1974, 1939년 작품) ​ 좋은하루♡♡♡ ​ 2021. 5. 11.
남과 나 ♡ 남 과 나 ♡ 내가 침묵하면 생각이 깊은 것이고, 남이 침묵하면 아무 생각도 없는 것이다. 내가 늦으면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것이고, 남이 늦으면 정신 자세가 덜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화를 내면 소신이 뚜렷한 것이고, 남이 화를 내면 인간 됨의 그릇이 모자란 것이다. 내가 통화 중이면 업무상 긴급한 것이고, 남이 통화 중이면 사설이 많은 것이다. 내가 약속을 어기면 어찌하다 보니 그럴수도 있는 것이고, 남이 약속을 어기면 기본이 안된 것이다. 여러분은 ‘나’입니까? '남’입니까? ‘나 + 너 = 우리’ 입니다. 우리는 내 입장만 앞세우지 않았나 반성해 봅니다. ☞ 항상 좋은일만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늙지 않는 사람 어디 있으랴?.. http://m.cafe.daum.net/jong.seop.045.. 2021. 5. 11.
합곡강 합곡강 최규학 내 고향 합곡리에 강이 있었지 남면들 구렁개펄 휘휘 돌아서 금강과 입맞추는 강이 있었지 강 속에 물고기들 첨벙거렸고 강둑에 누렁소들 음메 울었지 붕어 잡아 지져 먹고 조개 잡아 국 끓였지 조개 잡다 뱀 건지면 놀라 자빠졌지 겨울엔 얼음 깨고 작살로 뱀장어도 잡았지 여름 저녁 아저씨들 목욕할 때는 물새들 재잘대며 흉을 보았지 큰 홍수엔 보릿단 세숫대야 씨암탉도 떠내려갔지 물난리 때 사람들 우르르 나와 구경하는 모습이 볼만했었지 내 친구도 강 건너다 빠져 죽었고 교회 선생님 친척 아저씨도 못 나오셨지 겨울 살얼음판 썰매 타다가 방앗간 집 귀한 아들 하얗게 죽었지 죽어도 무섭지 않고 다정했던 강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위로하던 강 지금도 합곡리에 강이 있지만 나 어릴 적 그 모습은 사라졌다네 그.. 2021. 4. 30.
평화를 그려보라 평화를 그려보라! 어느 스승이 '평화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려보라'고 했다. 제자들이 잔잔한 호수, 창공을 평화롭게 나는 새떼 등이었다. 스승은 이건 평화가 아니다고 했다. 이런 평화는 폭풍이 한번 불면 다 깨진다는 것이다. 제자들은 평화를 어떤 '상태'로 본 것이다. 다시 그린 한 제자의 그림을 보고 칭찬했다. 막 폭풍이 몰아쳐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풀포기가 날리는 중에 어미 닭이 병아리를 꼭 품고 있는 그림이었다. 참된 평화는 '상태'가 아니라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그 관계는 새끼를 사랑하는 어미의 사랑, 그 어미를 절대적으로 따르는 새끼의 신뢰에 있다. 그리고 그 평화를 일구기 위한 하나밖에 없는 방법은 서로가 자기 헌신을 통해 섬길 때 맺어지는 것이다. -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스승의 스승인 이.. 2021. 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