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부음을 듣고
최규학
멍하니 빈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친구의 영혼이 지나가는 것이 보이면
손을 흔들어 주려고 골똘히 바라보았습니다
어디선가
가랑잎 하나 내 앞에 오더니
바람 따라 춤을 추었습니다
짧은 순간이 지나자
쌓여있는 낙엽 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친구님이 내게 오신 것인가?
친구여!
앳된 소녀였던 친구여!
무엇이 그리 급해 시들기도 전에 떨어지십니까?
꽃이 되어 돌아오소서
별이 되어 돌아오소서
불타는 꽃을 보면 친구인 줄 알겠나이다
빛나는 별을 보면 친구인 줄 알겠나이다
[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