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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마곡사 가는 길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24. 4. 23.


마곡사 가는 길

최규학


마곡사 가는 길에서는
장사하는 할머니가 보살이다
산나물, 감자, 약초, 호두, 콩..
불전의 공양물처럼 진열해 놓고
부처의 미소를 띠고 앉아 계신다
할머니가 들려주신 바람의 법어
“사람은 바쁘게 살아야 해..늙어서는
바쁜 것이 제일이야..”
듣는 사람의 귀가 밝아지고
마음은 부처가 된다
계곡에서 목욕재계하는 천 개의 바위들도
할머니 보살의 법어를 들으며
깨달음을 얻은 표정이다.
나도 오늘 법어를 들었기에
산을 올랐다가
마곡사는 들리지 않고
그냥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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