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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무릉도원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24. 4. 23.

무릉도원

최규학

무릉도원이어서 복숭아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복숭아꽃이 피어서 무릉도원이다

홍매화처럼 성스럽지 아니하고
장미꽃처럼 속스럽지도 아니한
복숭아꽃의 은은한 붉음이
무릉도원을 만든다

저 꽃 붉을 때
마음도 붉어
사람과 사람 사이
개와 닭 사이
어린아이들처럼 어우러진다

저 꽃 붉을 때
얼굴도 붉어
사람도 꽃이 되어 핀다
짐승도 꽃이 되어 핀다

복숭아꽃 붉을 때
마을은 무릉도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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