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설렘과 경이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23. 10. 9.

설렘과 경이

최규학


동산을 날아오르는 새벽 불새의 붉은 눈동자에서
실핏줄이 터져 핏물이 뿜어 나오는 것을 바라보는
그 순간

서산에 추락하는 저녁 까마귀의 금빛 날개에
꺼져가는 장작불의 숯검정이 묻는 것을 바라보는
그 순간

꽃 입술에 입 맞추고 있는 엉큼하지 않은
이슬방울을 바라보았을 때
두 눈이 휘둥그레지는
그 순간

우연히 하늘의 강에 놓인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영혼을 바라보았을 때
가슴이 쿵쾅거리는
그 순간

너를 새롭게 바라보았을 때
너의 눈빛
너의 가슴
태초에서부터 흐르는 시간의 강이 멈춰버리는
그 순간


'[나의 이야기] > 최규학·시집만들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어나거라  (0) 2024.04.02
뒷산  (0) 2023.12.09
황룡강  (0) 2023.10.04
어머니의 아름다운 욕심  (1) 2023.09.22
부채  (0) 2023.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