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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虛潭(허담)조성열·글모음

內篇 齊物論 (9) 胡蝶之夢(호접지몽)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23. 7. 11.

內篇 齊物論 (9) 胡蝶之夢(호접지몽)


罔兩問景曰(망량문경왈)
바깥 그림자의 그림자가 안쪽 그림자에게 물었다.

曩子行(낭자행)
조금 전 그대는 걷더니

今子止(금자지)
이제는 멈추고,

曩子坐(낭자좌)
전에는 앉아 있다가

今子起(금자기)
지금은 일어나는구나.

何其无特操與(하기무특조여)
왜 그리도 지조가 없는 게야!

景曰(경왈) : 안쪽 그림자가 대답했다.

吾有待而然者邪(오유대이연자사)
의지하는 게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吾所待又有待而然者邪
(오소대우유대이연자사)
또한 내가 의지하는 것도 기대는게 있어서 그러네.

吾待蛇蚹蜩翼邪(오대사부조익사)
혹시 나는 뱀의 비늘이나 매미의 날개에 기대고 있는 건 아닐까?

惡識所以然(악식소이연)
어째서 그런 줄 알며,

惡識所以不然(악식소이불연)
왜 그렇지 않은 줄 알겠는가.

昔者莊周夢爲胡蝶
(석자장주몽위호접)
언젠가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되어,

栩栩然胡蝶也(허허연호접야)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된 채,

自喩適志與(자유적지여)
유쾌하게 즐기면서도,

不知周也(부지주야)
자기가 장주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俄然覺(아연각)
그러다가 문득 잠에서 깨어나 보니,

則蘧蘧然周也(칙거거연주야)
자신이 분명히 누워 있는게 장주였다네.

不知周之夢爲胡蝶
(부지주지몽위호접)
그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胡蝶之夢爲周與(호접지몽위주여)
나비가 꿈에 그가 된 것인지 몰랐다네.

周與胡蝶(주여호접)
장주와 나비는

則必有分矣(칙필유분의)
틀림없이 다른 존재일 것이므로,

此之謂物化(차지위물화)
이를 <물화>라고 일컫는다네.

<덧붙이기>

옛날에 장주(莊周)가 꿈에 나비가 되었다.

훨훨 잘도 날아다니는 나비였드라.

스스로 뜻에 만족스러웠는지라, 자기가 장주인 것을 알지 못했다.

얼마 있다가 화들짝하고 꿈에서 깨어 보니 장주이더라.

알지 못하겠다. 장주의 꿈에 장주가 나비가 되었던가.

나비의 꿈에 나비가 장주가 된 것인가?

장주와 나비는 분명한 구별이 있으니,

이것을 일러 만물이 하나 된 것이라 하느니라.

과연 장주의 꿈에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의 꿈에 장주가 된 것인지 다 잊어버렸다 이거야.

차지위물화(此之謂物化)니라. 이것을 일러 물화(物化)라고 한다.

우주만물이 화해 버렸다.

물아양망(物我兩忘)이라 이 말이여.

불교로 말하면 아공(我空)이 구공(俱空)이다 이 거야.

나와 법(法)이 다 쌍민(雙泯)되어 <없어져> 버렸다 이 말이야.

엿보기가 어려워 그 뭔 말인지. 시비가 본래 없느니,

생사문제가 본래 없느니, 너와 내가 본래 없느니 하는 그 정도 소리는 뒷간에 내버리는 소리야.

장자에는 하도 수북하니까. 만일 장자가 불경이 나온 다음에 나왔다면 전부 불경을 베꼈다고 할 거야.

장자 학설이 불경이 나오기 이전이니까 망정이지,

장자는 한 무제 이전 학설이거든,

시비(是非) 인아(人我)가 본래 없다는 것이 제물론의 물화야.
<탄허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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