內篇 齊物論 (7)
今且有言於此(금차유언어차) : 가령 여기에 한 변론자가 있다고 하자.
不知其與是類乎(부지기여시류호) : 그는 성인과 한 분류인가?
其與是不類乎(기여시불류호) : 아니면 다른 분류에 속하는가?
類與不類(류여불류) : 같은 부류이든 아니든간에
相與爲類(상여위류) : 그가 성인의 마음에 부합하면,
則與彼无以異矣(칙여피무이이의) : 그는 성인과 아무런차이가 없는 것이다.
雖然(수연) :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請嘗言之(청상언지) : 한번 말해 보기로 하자.
有始也者(유시야자) : 처음이 있고,
有未始有始也者(유미시유시야자) : 처음이 아직 태동하지 않은 때가 있고,
有未始有夫未始有始也者(유미시유부미시유시야자) : 처음이 아직 태동하지 않은 때마저도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태가 있다.
有有也者(유유야자) : 있음이 있고,
有无也者(유무야자) : 없음이 있고,
有未始有无也者(유미시유무야자) : 없음이 아직 형성되지 않음이 있고,
有未始有夫未始有无也者(유미시유부미시유무야자) : 없음이 아직 형성되지않음도 태동되지 않음이 있다.
俄而有无矣(아이유무의) : 그런데 홀연히 있음과 없음이 생긴다.
而未知有无之果孰有孰无也(이미지유무지과숙유숙무야)
세상 사람들은 있다혹은 없다고 주장하지만 무엇이 있고 무엇이 없는지 알지 못하겠다.
今我則已有謂矣(금아칙이유위의) : 지금 나는 이미 말을하였으나,
而未知吾所謂之其果有謂乎(이미지오소위지기과유위호) : 나의 말이 과연 있는지,
其果无謂乎(기과무위호) : 아니면 없는지 모르겠다.
天下莫大於秋毫之末(천하막대어추호지말) :
천하에 가을날 짐승털의 끝보다 큰 것은 없고,
而大山爲小(이대산위소) : 태산도 털 끝보다 작다.
莫壽於殤子(막수어상자) : 일찍 죽은 갓난아이보다 장수한 이는 없고
而彭祖爲夭(이팽조위요) : 팽조도 요절한 셈이다.
天地與我竝生(천지여아병생) : 천지도 나와 함께 생긴 것이고,
而萬物與我爲一(이만물여아위일) : 만물도 나와 더불어 하나를 이룬다.
旣已爲一矣(기이위일의) : 이미 하나가 되었는데
且得有言乎(차득유언호) : 이 밖에 무슨 말을 하겠는가!
旣已謂之一矣(기이위지일의) : 이미 하나를 이루었다고 말했을진대,
且得无言乎(차득무언호) : 무슨 말인들 못하겠는가.이는 또한 말이 아니겠는가.
一與言爲二(일여언위이) : 하나의 말이 둘이 되고
二與一爲三(이여일위삼) : 둘과 하나가 셋이 된다.
自此以往(자차이왕) : 이렇게 나아가면,
巧曆不能得(교력불능득) : 유능한 계산기라도 헤아릴 수 없거늘,
而況其凡乎(이황기범호) : 어찌 일반 사람이 셈 할 수 있겠는가!
故自无適有以至於三(고자무적유이지어삼) :
따라서 無에서 有로 나아가는 셋이 되는데,
而況自有適有乎(이황자유적유호)
有에서 有로 진행하는 경우에 있어서랴!
无適焉(무적언) : 상대적 세계로 나아가지 않고,
因是已(인시이) : 그대로 맡길 따름이다.
夫道未始有封(부도미시유봉) : 무릇 도는 한계가 없는 것이고,
言未始有常(언미시유상) : 말에는 정해진 내용이 없는 것이다.
爲是而有畛也(위시이유진야) : 자기 주장을 함으로써 다툼이 생기는 법이다.
請言其畛(청언기진) : 한 번 대해 논쟁에 이야기해 보자.
有左有右有倫有義(유좌유우유륜유의)
왼쪽이 있으면 오른쪽이 있고, 倫(윤)이 있으면 (義)가 있고,
有分有辯有競有爭(유분유변유경유쟁)
분별이 있으면 변론이 있고, 다툼이 있으면 경쟁이 있다.
此之謂八德(차지위팔덕) : 이를 <팔덕>이라 일컫는다.
六合之外(육합지외) : 육합 바깥을
聖人存而不論(성인존이불론) : 성인은 그대로 놓아둘 뿐 말하지 않고,
六合之內(육합지내) : 육합 안에 대해서도
聖人論而不議(성인론이불의) : 대강만 말할 뿐 자세하게 논의하지 않는다.
春秋經世先王之志(춘추경세선왕지지) : <춘추>로 세상을 다스리는 것이 선왕의 뜻이었으나,
聖人議而不辯(성인의이불변) : 성인은 이에 대해 명분과 품절만 밝힐 뿐 시비 곡절을 따지지는 않는다.
故分也者(고분야자) : 그러므로 나눌 경우,
有不分也(유불분야) : 나눌 수 없는게 있고,
辯也者(변야자) : 분별하더라도,
有不辯也(유불변야) : 분별할 수 없는게 있다.
曰何也(왈하야) : 왜 그럴까?
聖人懷之(성인회지) : 성인은 만유를 품어 주지만,
衆人辯之以相示也(중인변지이상시야)
세상 사람들은 분별함으로써 자기 소견을 과시하기 때문이다.
故曰辯也者(고왈변야자) : 따라서 "변론하는 사람은
有不見也(유불견야) : 보지 못하는게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夫大道不稱(부대도불칭) : 무릇 大道는 헤아릴 수 없고,
大辯不言(대변불언) : 참된 변론은 말하지 않고,
大仁不仁(대인불인) : 지극한 인은 어질지 않고,
大廉不嗛(대렴불겸) : 참다운 청렴은 가득 차지 않고,
大勇不忮(대용불기) : 진정한 용기는 해를 입히지 않는다.
道昭而不道(도소이불도) : 도를 말로 분명하게 드러내면 도가 아니고,
言辯而不及(언변이불급) : 말이 시비 다툼에 쓰이면 도에 미치지 못하게 되며,
仁常而不周(인상이불주) : 仁이 어딘가에 고착되면 아무것도 아루지 못하고,
廉淸而不信(렴청이불신) : 청렴해 맑기만 하면 미덥지 못하고,
勇忮而不成(용기이불성) : 남을 해치는 용기는 참되지 못하다.
五者无棄而幾向方矣(오자무기이기향방의) : 이 다섯 가지는 원래 참된 實德이었으나 점차 한쪽에 치우쳐 모나게 되었다.
故知止其所不知(고지지기소불지) : 그러므로 알지 못하는 데에 그칠 줄 알면
至矣(지의) : 지극한 것이다.
孰知不言之辯(숙지불언지변) : 어느 누가 말없는 변론과
不道之道(부도지도) : 도가 아닌 도를 아는가.
若有能知(약유능지) : 만일 이를 알면
此之謂天府(차지위천부) : <천부>라 이름하리라.
注焉而不滿(주언이불만) : 아무리 물을 거기에 퍼부어도 가득차지 않고
酌焉而不竭(작언이불갈) : 마구 퍼내도 마르지 않는다.
而不知其所由來(이부지기소유래) : 그러나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으므로,
此之謂葆光(차지위보광) : 이를 보광이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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