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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虛潭(허담)조성열·글모음

內篇 齊物論 (8)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23. 7. 9.

內篇 齊物論 (8)

故昔者堯問於舜曰
(고석자요문어순왈)
옛날에 요가 순에게 물었다.

我欲伐宗膾胥敖(아욕벌종회서오)
나는 종, 회, 서오 세 나라를 정벌하려 하네.

南面而不釋然(남면이불석연)
그러나 임금 자리에 있으면서도 어쩐지 마음이 확연하지 않으니,

其故何也.(기고하야)
왜 그런 것일까?"

舜曰(순왈)
순이 말했다.

夫三子者(부삼자자)
세 나라는

猶存乎蓬艾之間(유존호봉애지간)
아직 쑥풀이 무성한 미개한 부족 국가입니다.

若不釋然何哉(약불석연하재)
마음이 꺼림칙한 것은 어쩐 일이십니까?

昔者十日竝出(석자십일병출)
옛적에 10개의 태양이 일시에

萬物皆照(만물개조)
만물을 샅샅이 비춘 일이 있습니다.

而況德之進乎日者乎
(이황덕지진호일자호)
하물며 마음의 덕이 태양보다 밝다면 무슨 꺼리낌이 있겠습니까?"

齧缺問乎王倪曰(설결문호왕예왈)
설결이 왕예에게 물었다.

子知物之所同是乎
(자지물지소동시호)
선생님은 만물이 하나임을 아십니까?

曰吾惡乎知之(왈오악호지지)
이르기를, 내가 어찌 알겠나.

子知子之所不知邪
(자지자지소부지사)
선생님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바가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曰吾惡乎知之(왈오악호지지)
이르기를, 내 어찌 알겠는가.

然則物无知邪(연칙물무지사)
그렇다면 아는 게 없으십니까?

曰吾惡乎知之(왈오악호지지)
이르기를, 어허, 어찌 알겠나.

雖然嘗試言之(수연상시언지)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어디 한번 말해 보기로 하지.

庸詎知吾所謂知之非不知邪.
(용거지오소위지지비부지사)
안다고 하는 게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닌 줄 어찌 알겠는가!

庸詎知吾所謂不知之非知邪.
(용거지오소위부지지비지사)
또한 내가 모른다는 것이 아는 게 아닌 줄은 어떻게 알겠나!

且吾嘗試問乎汝(차오상시문호여)
이제 자네에게 한번 물어보겠네.

民濕寢則腰疾偏死
(민습침칙요질편사)
사람은 습한 데서 자면 허리병으로 반신 불수가 되어 죽게되지만,

鰌然乎哉(추연호재)
미꾸라지도 그렇던가?

木處則惴慄恂懼(목처칙췌률순구)
사람은 나무 위에 있을 경우 벌벌 떨지만,

猨猴然乎哉(원후연호재)
원숭이는 무서워하던가?

三者孰知正處(삼자숙지정처)
셋 가운데 어느 쪽이 바른 거처를 알고 있는 건가?

民食芻豢(민식추환)
사람은 초식 동물의 고기를 먹고,

麋鹿食薦(미록식천)
순록은 풀을 뜯고,

蝍蛆甘帶(즉저감대)
지네는 뱀을 맛있게 먹고,

鴟鴉嗜鼠(치아기서)
올빼미는 쥐를 즐겨 먹지.

四者孰知正味(사자숙지정미)
넷 가운데 어느 누가 올바르게 맛을 아는 것일까?

猨猵狙以爲雌(원편저이위자)
원숭이는 편저를 짝으로 하고,

麋與鹿交(미여록교)
고라니는 사슴과 교배하고,

鰌與魚游(추여어유)
미꾸라지는 물고기와 함께 놀지.

毛嬙西施(모장서시)
모장과 서시는

人之所美也(인지소미야)
세상 사람들이 미녀라고 칭송하지만,

魚見之深入(어견지심입)
그들을 보면 물고기는 물속 깊이 달아나고,

鳥見之高飛(조견지고비)
새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며,

麋鹿見之決驟(미록견지결취)
순록과 사슴은 결사적으로 달아나지.

四者孰知天下之正色哉
(사자숙지천하지정색재)
넷 가운데 누가 천하의 미인을 아는 것일까?

自我觀之(자아관지)
내가 보건대,

仁義之端(인의지단)
사람들이 인의(仁義)와

是非之塗(시비지도)
시비의 길을

樊然殽亂(번연효란)
어지럽게주장하는데,

吾惡能知其辯(오오능지기변)
나라고 어찌 그것들을 가려낼 수 있겠나!

齧缺曰(설결왈)
설결이 물었다.

子不知利害(자부지리해)
선생님은 이해를 모르시는데,

則至人固不知利害乎
(칙지인고부지리해호)
지인은 참으로 이해를 모르는 것입니까?'

王倪曰(왕예왈)
왕예가 대답했다.

至人神矣(지인신의)
至人은 심묘한 사람이라네.

大澤焚而不能熱(대택분이불능열)
커다란 연못을 다 태워도 그를 태울 수는 없으며,

河漢冱而不能寒(하한호이불능한)
황하와 한수를 꽁꽁얼려도 그를 얼릴 수는 없다네.

疾雷破山而不能傷(질뢰파산이불능상)
사나운 우뢰가 산을 부수고 상하지 않고,

飄風振海而不能驚
(표풍진해이불능경)
태풍이 파도를 몰아쳐도 그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지.

若然者(약연자)
이런 인물은

乘雲氣(승운기)
구름을 타고,

騎日月(기일월)
해와 달을 부리면서,

而遊乎四海之內(이유호사해지내)
四海(사해) 바깥에서 노닌다네.

死生無變於己(사생무변어기)
생사로도 그를 움직일 수 없거늘,

而況利害之端乎(이황리해지단호)
어찌 이해 따위에 꿈쩍이나 하겠는가!

瞿鵲子問乎長梧子曰
(구작자문호장오자왈)
구작자가 장오자에게 물었다.

吾聞諸夫子(오문제부자)
제가 공자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만,

聖人不從事於務(성인불종사어무)
성인은 세상 일을 좇지 않고,

不就利(불취리)
이익을 추구하지도,

不違害(불위해)
해로움을 피하지도 않고,

不喜求(불희구)
아무 것도 얻으려 하지 않고,

不緣道(불연도)
도를 따르지도 않고,

无謂有謂(무위유위)
말은 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말하고,

有謂无謂(유위무위)
말을 해도 말하지 않은 것 같아,

而遊乎塵垢之外(이유호진구지외)
초연히 이 세상 밖에서 노닌다고 합니다.

夫子以爲孟浪之言.
(부자이위맹랑지언)
공자는 이를 맹랑한 소리하고 일소에 붙였으나,

而我以爲妙道之行.
(이아이위묘도지행)
저는 묘도를 체득한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吾子以爲奚若(오자이위해약)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長梧子曰(장오자왈)
장오자가 말했다.

是皇帝之所聽熒也.
(시황제지소청형야)
이는 황제가 들어도 믿지 않거늘,

而丘也何足以知之.
(이구야하족이지지)
공구 따위가 어찌 이를 알겠는가.

且汝亦大早計(차여역대조계)
자네도 지나치게 성급하네.

見卵而求時夜(견란이구시야)
알을 보자마자 새벽 닭소리를 기다리고,

見彈而求鴞炙(견탄이구효자)
화살을 보자마자 올빼미 구이를 찾는 격이군.

予嘗爲女妄言之(여상위여망언지)
이제 자네에게 헛소리를 할 터이니,

女以妄聽之奚(여이망청지해)
자네도 그리 알고 망녕되게 듣는 게 어떻겠는가.

旁日月(방일월)
성인은 해와 달과 나란히하고,

挾宇宙(협우주)
우주를 손바닥에 든 채,

爲其脗合(위기문합)
두 입술을 합치듯 온갖 변화와 하나가 되고,

置其滑涽(치기활혼)
혼탁한 속세를 그대로 놓아 버려,

以隸相尊(이예상존)
노예 상태로 서로 멸시하거나 존대하게 되지.

衆人役役(중인역역)
모든 사람들이 부림을 당해 외물에 얽매이게 되지.

聖人愚芚(성인우둔)
성인만이 홀로 어리석고 우둔한 듯해서,

參萬歲而一成純(참만세이일성순)
천년 만년이 지나도 천연의 천진을 그대로 보전하지만,

萬物盡然(만물진연)
만물이 다하도록 사람들은 자기 주장에 집착해,

而以是相蘊(이이시상온)
시비 다툼만 늘어 가지.

予惡乎知說生之非惑邪.
(여오호지설생지비혹사)
삶을 좋아함이 미혹한 게 아닌지 내 어찌 알겠는가.

予惡乎知惡死之非弱喪而不知歸者邪.
(여오호지오사지비약상이부지귀자사)
죽음을 싫어하지만, 죽음이 어려서 떠난 고향으로 다시 돌아감이 아닌지 내 어찌 알겠나?

麗之姬(려지희)
여희는

艾封人之子也(애봉인지자야)
예라는 지방의 관리의 딸이었네.

晉國之始得之也(진국지시득지야)
진나라에서 강제로 끌고 갈 적에는

涕泣沾襟(체읍첨금)
그녀는 눈물로 옷깃을 흠뻑 적셨지.

及其至於王所(급기지어왕소)
진나라 왕궁에 이르러

與王同筐牀(여왕동광상)
왕과 함께 화려한 생활을 하고,

食芻豢(식추환)
맛있는 고기 요리를 먹게 되자.

而後悔其泣也(이후회기읍야)
그녀는 눈물 흘린 일을 후회했다고 하네.

予惡乎知夫死者不悔其始之蘄生乎.
(여오호지부사자불회기시지기생호)
이와 마찬가지로 죽음에 이르는 사람이 살기를 고대했던 것을 나중에 후회할지 내 어찌 알겠나!

夢飮酒者(몽음주자)
꿈속에서 유쾌하게 술을 마신 사람이

旦而哭泣(단이곡읍)
아침에 일어나면 울게 되고,

夢哭泣者(몽곡읍자)
꿈 속에서 구슬프게 운 사람은

旦而田獵(단이전렵)
사냥놀이 갈 일이 생긴다네.

方其夢也(방기몽야)
한창 꿈을 꾸고 있을 때에는

不知其夢也(부지기몽야)
그것이 꿈인 줄도 모르고,

夢之中又占其夢焉
(몽지중우점기몽언)
또한 꿈을 이리저리 풀어 보다가,

覺而後知其夢也(각이후지기몽야)
꿈에서 깨어난 뒤에야 꿈인 줄 알지.

且有大覺而後知此其大夢也.
(차유대각이후지차기대몽야)
우리네 삶은 이와 같아서 진정한 깨달음이 있어야 삶이 한바탕 꿈 속인 줄 알게 되지.

而愚者自以爲覺(이우자자이위각)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깨달았다고 자처하여,

竊竊然知之(절절연지지)
짐짓 아는 체하면서,

君乎牧乎固哉(군호목호고재)
왕입네, 재상입네 과시하려 들지.

丘也與女(구야여여)
참으로 어리석구나, 공자여!

皆夢也(개몽야)
자네도 또한 꿈구고 있는 사람이네.

予謂女夢(여위여몽)
자네더러 꿈꾼다고 지적하는 나의 말도,

亦夢也(역몽야)
또한 꿈 속의 헛소리라네.

是其言也(시기언야)
이런 이야기는,

其名爲弔詭(기명위조궤)
매우 기이하기는 하지만,

萬世之後而一遇大聖
(만세지후이일우대성) :
오랜 뒤에라도 성인이 한번 출현해,

知其解者(지기해자)
이 말의 의미를 알아 준다면,

是旦暮遇之也(시단모우지야)
이는 아침 저녁으로 만난 것과 다름없겠네.

旣使我與若辯矣(기사아여약변의)
내가 자네와 논쟁한다고 해보세.

若勝我(약승아)
자네가 나를 이기고,

我不若勝(아불약승)
내가 자네에게 지면,

若果是也(약과시야)
진정 자네는 옳고,

我果非也邪(아과비야사)
나는 틀린 것일까?

我勝若(아승약)
내가 자네를 이기고,

若不吾勝(약불오승)
자네가 내게 지면,

我果是也(아과시야)
정녕 나는 옳고,

而果非也邪(이과비야사)
자네는 그른 것일까?

其或是也(기혹시야)
한 쪽은 옳고,

其或非也邪(기혹비야사)
다른 쪽은 틀린 것일까?

其俱是也(기구시야)
아니면 둘 다 옳거나,

其俱非也邪(기구비야사)
둘 다 틀린 것은 아닐까?

我與若不能相知也.
(아여약불능상지야)
나도 자네도 어떤지 알 수 없네.

則人固受黮闇(칙인고수담암)
그런데 사람마다 어둠속에 갇혀 있으므로,

吾誰使正之(오수사정지)
누구에게 물어 볼 수 있겠는가!

使同乎若者正之(사동호약자정지)
자네와 의견이 같은 사람에게 물어 보면,

旣與若同矣(기여약동의)
이미 자네와 같은 생각이므로,

惡能正之(악능정지)
어찌 바르게 판단할 수 있겠는가!

使同乎我者正之(사동호아자정지)
나와 소견이 같은 사람에게 물어 볼 경우,

旣同乎我矣(기동호아의)
벌써 나와 동일한 의견을 갖고 있으므로,

惡能正之(악능정지)
어떻게 시비를 가려 줄 수 있겠는가!

使異乎我與若者正之(사이호아여약자정지)
나와도 자네와도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에게 조회하면,

旣異乎我與若矣(기이호아여약의)
이미 두 사람 모두와 의견이 다르므로,

惡能正之(악능정지)
어떻게 바르게 말할 수 있겠는가!

使同乎我與若者正之(사동호아여약자정지)
나와도 자네와도 입장이 같은 사람에게 조회할 경우,

旣同乎我與若矣(기동호아여약의)
우리 둘 모두와 입장이 같으므로,

惡能正之(악능정지)
어떻게 시비를 가려 줄 수 있겠는가!

然則我與若與人俱不能相知也.
(연칙아여약여인구불능상지야)
그렇다면 나도 자네도 또 어느 누구도 누가 옳은지 알 수 없는데,

而待彼也耶(이대피야야)
그 누구를 기다려야만 할까?

化聲之相待(화성지상대)
불안정하고 변하기 쉬운 소리에 기대한다는 것은

若其不相待(약기불상대)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음과 마찬가지로서,

和之以天倪(화지이천예)
모든 것을 조화시키고,

因之以曼衍(인지이만연)
만연에 모든 것을 맡겨 둠이,

所以窮年也(소이궁년야)
천수를 다하는 방법이오.

何謂和之以天倪(하위화지이천예)
그러면 천연한 대도로 조화시킨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曰是不是(왈시불시)
대답하기를, 옳다는 주장이 있으면 옳지 않다는 주장이 따르고,

然不然(연불연)
그렇다는 입장이 있으면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 생기지.

是若果是也(시약과시야)
만일 옳다는 주장이 참으로 옳다면,

則是之異乎不是也.
(칙시지이호불시야)
옳다는 주장이 옳지 않다는 것과 다르다고,

亦無辯(역무변)
구태여 말할 필요가 없네.

然若果然也(연약과연야)
그렇다는 입장이 실제로 그렇다면,

則然之異乎不然也亦無辯.
(칙연지이호불연야역무변)
그렇다는 입장이 그렇지 않다는 입장과 다르다고 새삼스레 말할 필요도 없네.

忘年忘義(망년망의)
나이도 의리도 잊으면,

振於無竟(진어무경)
무궁한 경지로 뻗어나가게 되지요.

故寓諸無竟(고우제무경)
그래서 모든 것을 이 무한한 경지에 놓아 두는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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