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꿈속에 보인다
쓸쓸한 표정으로 아무 말없이
엄마가 시집와서 살던 집을 한 바퀴 마당으로 해서 지나간다
가족들이 보인다
고모도 보이고 둘째 할머니도 보이고
동생들도 보인다 주욱 마루 사이와 마당에 모여있다
둘째 할머니는 하얀 박스에서 김치를 꺼내어 골고루 한 두쪽씩 나눠준다
엄마는 한참 쳐다보다가 무표정한 얼굴로 마당 가운데 길로 모르는 사람처럼 그냥 쓱 지나간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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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9일
하루 종일 엄마 생각에 손에 일이 안 잡히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비도 엄청 내리고 우울한 하루였다
자식의 도리를 못 한 죄인이 되어 슬프고 마음을 가눌 수 없는 날이었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불효자 자식 노릇 한 번 제대로 못하고,
못 한 내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 답답한 마음뿐이었다
가슴이 터지고 심장이 멎을 것 같은 오늘이다
지난주 8월 1일 친정에 가서 엄마랑
3일 간 같이 지내며 엄마를 보니
안타깝고 뭐라 말할 수 없는 느낌이 슬프게 했다
![](https://blog.kakaocdn.net/dn/dc6pI5/btrJrRrkD7L/AkeIt11fzc5rBMbm2vhi2k/img.jpg)
언젠가부터 엄마의 기억이 조금씩 사라지던 이제 1분도 기억이 안되고 움직임도 불안해서 혼자 거주하시기엔 아니었다
그동안은 아버지가 불편한 몸으로나마
엄마를 케어하시었는데
아버지가 1달 전 2차 뇌경색으로 병원에 입원 중이시다
그러다 보니 엄마가 혼자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누가 옆에 있어야 하는데 그럴 만한 자식이 없다
![](https://blog.kakaocdn.net/dn/NdCoj/btrJpNRdPKk/prsiFU0BpzgVwPO2KsZTC1/img.jpg)
그동안 동생들이 돌보았는데 각자의 생활을 하다 보니 여건이 안되어
동생이 근무하는 요양원에 모시기로 했다
아버지도 퇴원하시면 같이 계시는 걸로 합의하고 엄마를 오늘 보내드렸다
옛날 고려장, 불효자, 별에 별 생각이 다 떠오르고
내가 좀 여유가 된다면 가시더라도 잠시 모셨다가 가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죽을 때까지 남을 것 같고 후회가 될 것 같다 ㅠㅠㅠㅠ
갑자기 오늘 결정하고 요양원에 보낸 엄마를 생각하니 가슴이 터질 것같이 아프고 슬프다
![](https://blog.kakaocdn.net/dn/cvrvaI/btrJpZ4W9Du/jAWCoMHa8VYopvm5M7YMz0/img.jpg)
아버지도 걱정되고 엄마도 걱정되고
애들도 걱정되고 시어머님도 걱정되고
집도 절도 없는 나도 걱정되고
사는 게 사는 건 지 어떤 건 지
모르겠다
그냥 하루살이 인생
거미줄에 걸려 사는 인생에 감사하고
숨 쉬며 살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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