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섬
최규학
설마 천사가 있을까 하고
나는 하늘 높이 걸린 천사대교를 건너 천사의 섬에 가 보았다
섬은 천국의 정원처럼 평화로웠다
야자수가 천사 인가
동백꽃이 천사 인가
바다로 가는 저 다리는 왜 무한의 다리인가
나는 무한의 다리를 건너며 이승의 업보가 사라지는 기분을 느꼈다
산모퉁이를 돌아서자
백년 묵은 산삼 같이 앉아 있는 노부부가 보였다
그들의 음성이 내 가슴에 약효처럼 스며들었다
"여보 바람이 따뜻한 걸 보니 곧 나비가 깨어나겠구려"
"그러게 말이에요 일찍 핀 동백 꽃이 그렇게 재촉하더니만"
나는 천사대교를 돌아나오며 비로소 깨달았다
그들이 바로 천사였음을
그들이 있어서 그곳이 천사의 섬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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