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보내는 소금 보관창고 있던 한강 어귀
강서구 염창동(鹽倉洞)은 말 그대로 소금창고(鹽倉)가 있던 곳이다.
조선시대 서해안 염전에서 채취해 온 소금을 서울로 운반하는 뱃길 어귀인 염창동에는 커다란 소금 보관창고가 만들어졌다. 소금을 배에 실어 한강을 거슬러 오르면 물에 녹는 경우가 많아 이곳에 내려 보관한 후 육로로 운반하곤 했다. 워낙 귀한 최상급 소금이 많아 '소금 더미 보기를 임금님 용안 보듯 했다'는 말도 전해진다.
- ▲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당시 염창동 앞 한강 강물은 폭이 좁고 물살이 세게 흘러 곡식을 실은 세곡선(稅穀船)이 한강을 거슬러 가다가 자주 좌초됐는데, 소금창고 옆 염창산 아래에 사는 마을 사람들은 물에 빠진 곡식을 건져 주린 배를 채웠다. 그래서 염창산은 '증미산(拯米山)'으로도 불린다. '증미'는 '물에서 건져낸 젖은 쌀'이란 뜻이다. 지하철 9호선 증미역도 이 유래를 따 이름을 지었다.
지금은 영등포구 양화동이지만 과거 염창동이었던 '쥐산'에는 '영벽정(映碧亭)'이라는 정자가 있었는데 '귀신바위와 김말손 장군'의 전설이 내려온다.
집채만한 바위가 제멋대로 하늘을 날아다니며 염창동 사람들을 해쳤는데, 충청병마절도사 김말손(金末孫) 장군이 귀신바위에 호통을 치고 활을 쏴 바위를 멈추게 했다는 이야기다. 바위에 붙은 귀신은 화살을 맞아 피를 흘리며 죽었고 마을 사람들은 장군을 기리기 위해 귀신바위 옆에 영벽정을 지었다고 한다. 현재 영벽정은 남아 있지 않고, 소금창고가 있던 자리도 아파트촌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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