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태조가 기우제를 지낸 사직단… 일제가 공원으로 바꿔
유신 직후인 1972년 발족해 청와대 특명 사건을 조사하고 공직자 비리 첩보를 수집하던 사직동팀(경찰청 조사과)은 2000년 말 해체되기까지 대통령 하명 임무를 수행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다. 이 팀은 인왕산 아래인 종로구 사직동(社稷洞)에 있다고 해서 '사직동팀'으로 불렸다.
사직동은 조선시대부터 어명(御命)과 관련이 깊었다. 사직동이란 이름은 조선시대 왕이 토지의 신(社)과 곡식의 신(稷)에게 제사를 지내던 사직단이 있던 곳이라서 붙여졌다. 조선을 세운 태조가 한양에 수도를 정하고, 궁궐과 종묘를 지을 때 함께 만들었다.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나 가뭄에 비를 기원하는 기우제, 풍년을 비는 기곡제 등을 이곳에서 지냈다. 일제는 우리 민족의 정기를 끊기 위해 사직단의 격을 낮춰 이곳을 사직공원으로 만들었다.
사직공원 뒤쪽 황학정은 조선시대 활쏘기 연습을 하던 곳이다. 당초 1898년 고종의 명으로 경희궁 회상전 북쪽에 지었는데, 일제강점기인 1922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왔다.
경복궁 근처에 있는 종침교(琮琛橋)는 성종 때 지의금부사 허종(許琮)과 동생인 형방승지 허침(許琛)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성종은 허종과 허침에게 연산군의 생모인 윤씨를 죽이는 일을 맡기려 했는데, 이들은 이를 피하려고 입궐 전 일부러 다리에서 떨어져 업무를 다른 이에게 넘겼다고 한다.
황학정에서는 아직도 궁술 대회가 열리고, 사직동 내 경희궁에서는 성년의례식 등 전통행사들이 재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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