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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본동이야기]/[수도권]우리동네 옛이야기

[수도권] [우리동네 옛 이야기] [36] 은평구 불광동(佛光洞)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0. 7. 8.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부처의 서광이 서려있다'는 의미

은평구 불광동(佛光洞)은 바위와 크고 작은 불교 사찰이 많아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 '부처의 서광이 서려 있다'는 의미의 동 이름은 삼각산 자락에 있는 불광사(佛光寺)에서 유래했다.

옛날 몽골족이 침입했을 때 불광동 독바위골에서 만든 독 항아리에 부처님의 서광이 반사돼, 몽골족이 아군의 진지로 오인하고 도망갔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불광동에서 갈현동으로 넘어가는 고개를 '박석고개'로 불렀는데, 한자로 박석현(薄石峴)이라 했다. 이 고개는 조선 왕실의 무덤인 서오릉(西五陵)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에 있어 풍수지리적으로 지맥(地脈)을 보호하기 위해 돌을 깔았다고 한다.

중국사신의 내왕로이기도 했는데,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로 통행에 불편을 겪자 조정에서 길을 닦고 돌을 깔았다고도 한다. 박석고개는 도로 확장공사로 인해 지금은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불광동 150번지에는 임진왜란 때 뛰어난 지략으로 왜군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행주대첩 때는 여인들을 지휘하며 행주치마의 전설을 낳은 '밥할머니'의 묘가 있었다.

밥할머니는 임진왜란 때 북한산 계곡 상류에 석회를 풀고는 물을 마시러 온 왜병에게 "조선군 수만 명이 먹을 쌀을 씻은 물"이라고 속여 왜적들이 물을 마시고 배탈이 나도록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불광동 토박이들은 정월 보름날에 햅쌀·백설기·햇과일을 차려놓고 밥할머니를 위한 제를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