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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바다의 춤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21. 1. 30.

바다의 춤

최규학

갈매기의 날갯짓을 따라
바다가 춤을 춘다
바다의 춤을 따라 갈매기가 춤을 춘다
갈매기의 부리에 물린 물고기가 눈물을 떨구면서
트위스트 춤을 춘다
사람들의 넋도 흐느끼며 춤을 춘다
바다를 건너온 당나라 군대에
산을 넘어온 신라의 병사에
베이고 찔린 백제사람들
모두 바다가 되어
하염없이 춤을 춘다
나도 따라 춤을 춘다
이 바다를 바라보는 모든 것들이 춤을 춘다
영혼의 땀 냄새 비릿하다
영혼의 피 색깔 노릿하다
천국으로 가는 구름 열차가 쉴새 없이
바다 역을 지나간다
우르릉 쿵 기적소리 울린다
바다의 하얀 물결은
여인이 옷깃을 여미듯 살풀이춤을 춘다
이 바다에 쉼 없이 숨을 불어넣는 자는 누구인가
나인가
저 구경꾼인가
역사의 춤사위가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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