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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산봉우리 /최규학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20. 7. 17.
산봉우리

최규학

산봉우리처럼 외로운 것 어디 있으랴
꽃봉오리를 닮았지만
영원히 꽃피울 수 없는 운명
쌀쌀한 바람만 이마에 스치운다

산봉우리처럼 가난 한 것 어디 있으랴
빗방울이 진주처럼 쏟아져도
단 한 방울도 담을 수 없는 운명
무성한 숲이나 넘치는 계곡물은
산 아래에 있다

산봉우리처럼 낮은 것 어디 있으랴
우뚝 솟아 모든 것을 거느린 것 같지만
단 하나도 지배할 수 없는 운명
보잘 것 없는 뜨내기 구름 조차
높은 산봉우리를 깔아뭉개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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