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배꽃각시 / 최규학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20. 7. 8.
배꽃각시

최규학

외딴 시골 마을 양지바른 언덕에
배나무 과수원집 하나 있는데
사람들은 그 집의 예쁜 딸을
배꽃각시라 불렀다네

그녀의 얼굴은 배꽃처럼 하얗고
그녀의 마음이 배꽃향기처럼
고왔기 때문이지
배꽃이 피면 그녀는 나비처럼 과수원을
훨훨 날아 다녔다네

지금 그 과수원집은 없어졌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배꽃이 피면
배꽃각시가 몰래 와서
과수원을 지킨다고 믿는다네

그 과수원의 배꽃이 저렇게 희고
그 과수원의 배가 이렇게 달고
시원한 것을 보면
배꽃각시가 오는 것이 틀림없다고
그렇게 믿는다네

'[나의 이야기] > 최규학·시집만들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봉우리 /최규학  (0) 2020.07.17
밭 바위 / 최규학  (0) 2020.07.13
덤/최규학  (0) 2020.07.03
앵두 / 최규학  (0) 2020.06.26
꽃이 되면 / 최규학  (0) 2020.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