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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나의이야기

2020년 5월 8일 부모님 생각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20. 5. 9.

2020년 5월 8일 부모님 생각


(벧엘 주간보호에서)


어버이 날 친정 가려고 준비했다가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고개를 드는 것 같아

다음에 오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꼼짝 못 하고 다음으로 미뤘다

몸과 정신이 불편하신 엄마 아버지

지식이 많으신 아버지 조희연(뇌경색으로 기억이 사라짐),

심성 고우신 엄마 한순옥 여사님(기억력 상실) 

우리 4남매 키우시느라 어려운 살림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오로지 농사일밖에 모르시던 순수천사  

울 엄마  

같은 여자로서 말 못 할 고충을 가슴앓이하시며 혼자 삼키셨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가끔 엄마가 옛날이야기하면서 묻어뒀던 속마음을 이야기할 땐

맺혔던 응어리가 풀리는 듯하여 좋았습니다


시집살이가 아니라 농사일에 힘이 부쳐 고달픔에 몸이 녹초 되어...

그나마 농사가 풍년이라면 덜 고된 텐데 태풍에 농작물도 안 되고 흉년이 되면

1년 동안 정성이 도로아미 타불이 되기도 했던 시절

그냥 땅 파고 씨앗을 묻으면 열매를 따는 줄 알았던 시절 

물질이 넉넉하지 않고 부족했던 가난한 시절

나라 전체가 간난 했던 시절

너 나 할 것 없이 맨발로 뛰던 시절

지금처럼 농사가 과학적으로 지어지던 시절이 아니었기에

우리 부모님도 시골에서 태어나 고생 많이 하셨다


그땐 그럴 만한 사정으로 그러했겠지 하면서도 같이 박자를 맞춰주며 밤늦게까지 도란도란 이야기할 땐

영양가 없는 이야기지만 속풀이 하시는 엄마의 모습이 행복해 보여 참 좋았습니다

엄마는 속마음을 툭 터놓고 이야기할 만한 언니도 동생도 없다

가끔은 수다도 필요한데 속 시원하게 훨훨 털어버릴 곳이 없는 엄마다 

오죽하면 산 밑 밭에 가서 호미질하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렸을까?

밭을 매시며 많이 울기도 하고 마음을 새기셨다고 한다

그 시절엔 생활이 어렵고 풍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너 나 할 것 없이 산다는 게 고통이었던 시절이었다


엄마 이제 좋은 기억만 담고 사세요

엄마 이제 좋은 것 만 보고 사세요

엄마 이제 좋은 것 만


"엄마 아버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남은 여생 즐겁게

최대한 즐겁게 보내시도록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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