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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죽마고우 / 최규학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9. 8. 13.

죽마고우

 

최규학

 

죽마고우란

말이야

언제 어디서든 이름 석자 마음대로 부를 수 있고

모난 돌을 쪼아서 둥근 예술작품을 만드는 석공처럼

나를 쪼아 다듬어 주고

밤낮없이 물싸대기를 맞아도

빙그레 웃고 있는 갯바위처럼

내가 퍼부어도 마냥 웃어 주고

열흘을 굶었어도 푸른 바다를 보면

힘이 펄펄나는 갈매기처럼

나만 보면 힘이 나고

홍시 하나 움켜쥐고 배고픈 새 기다리는 가을 감나무처럼

내가 배고플 때 따뜻한 밥 한끼 사줄 수 있고

백년을 늙어 가도 언제나 개구장이 어린애처럼

장난칠 수 있는

그런 친구를 말한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