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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죽어가는 고양이의 눈빛 / 최규학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9. 8. 7.

죽어가는 고양이의 눈빛

 

 

최규학

 

 

길가에서 임종을 맞고 있는

흙빛 고양이 눈빛이

파란 번개 빛처럼 처연하다

저승사자도 안타까운 듯

검은 날개 퍼덕이며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다

물 한 모금 마시려고 길을 건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짐승에 부딪혔다

남겨진 자식 때문인가

못다 한 사랑 때문인가

편히 눈을 감지 못하고 고통 속에 눈빛이 진다

별빛처럼 여운을 남기며

꽃잎처럼 미련을 남기며

촛불처럼 몸부림치며

연기처럼 소용돌이치며

눈빛이 진다

한 생명이 사라진다

한 우주가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