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고양이의 눈빛
최규학
길가에서 임종을 맞고 있는
흙빛 고양이 눈빛이
파란 번개 빛처럼 처연하다
저승사자도 안타까운 듯
검은 날개 퍼덕이며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다
물 한 모금 마시려고 길을 건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짐승에 부딪혔다
남겨진 자식 때문인가
못다 한 사랑 때문인가
편히 눈을 감지 못하고 고통 속에 눈빛이 진다
별빛처럼 여운을 남기며
꽃잎처럼 미련을 남기며
촛불처럼 몸부림치며
연기처럼 소용돌이치며
눈빛이 진다
한 생명이 사라진다
한 우주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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