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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집안에 갇힌 나무 / 최규학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9. 6. 12.

 

집안에 갇힌 나무

 

 

최규학

 

 

 

집안에 갇힌 나무는 우울하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비에 젖지 않고

가뭄에 목마르지 않지만

즐거운 기색은 하나도 없다

 

별빛보다 찬란한 등불이 켜지고

새소리보다 즐거운 노래가 들리고

나비보다 부드러운 손길이 다가와도

그저 시무룩하거나 무표정하다

 

어느 가파른 산비탈에 곧추 서서

맘껏 흔들리고 맘껏 젖어 보고

맘껏 갈증을 느껴보고 싶다

 

어려움을 견디며 살고 싶다

어려움을 견디는 데서

즐거움을 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