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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해바라기꽃 / 최규학 (부여신문: 시로 여는 아침)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9. 6. 4.

해바라기꽃

 

최규학

 

 

꽃이 피어있는 동안 꽃을

그리기로 하였습니다

꽃 바라기처럼

매일 꽃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나 자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은 해처럼

이글거리고

어느 날은 어린아이 얼굴처럼 웃고

어느 날은 가로등처럼

우울하게 서 있습니다

그러다가 그림을 시닥하기도 전에

꽃이 지고 말았습니다

꽃은 미안하다는 듯이

꽃 진 자리에

씨를 잔뜩 남겨주었습니다

까맣고 탱탱하게

잘 영글었습니다

그래서 꽃 대신

씨를 그리기로 하였습니다

 

어떻게 그릴까 고민하다가

동그라마 하나를

온통 깧게 칠 했습니다

 

 

    2019.05.30  (부여신문: 시로 여는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