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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虛潭(허담)조성열·글모음

[산해경]을 읽고 제1수 (도연명)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9. 2. 12.

[산해경]을 읽고 제1수 - (도연명)

 

 

 

초여름에 초목이 자라나니,

孟夏草木長(맹하초목장)하니,

 

집을 삥 둘러 나무가지 무성하다.

繞屋樹扶疎(요옥수부소)라.

 

뭇 새들은 의지할 곳이 있음을 좋

아하고,

衆鳥欣有託(증조흔유탁)하고,

 

나 역시 내 오두막집을 사랑한다.

吾亦愛吾廬(오역애오려)라.

 

이미 밭 갈고 씨까지 뿌린지라,

旣耕亦已種(기경역이종)이라,

 

때때로 나의 책을 읽는다.

時還讀我書(시환독아서)라.

 

궁벽한 마을이라 깊은 수레 자국과

떨어져 있어,

窮巷隔深轍(궁항격심철)하여,

 

번번이 친구의 수레조차 돌아가게

한다.

頗廻故人車(파회고인거)라.

 

흐믓하게 봄 술을 떠놓고,

歡然酌春酒(환연작춘주)하고,

 

내 밭의 채소를 따온다.

摘我園中蔬(적아원중소)라.

 

가랑비가 동쪽에서 오는데,

微雨從東來(미우종동래)한데,

 

상쾌한 바람도 함께 불어온다.

好風與之俱(호풍여지구)라.

 

목천자전을 두루 읽어보고,

汎覽周王傳(범람주왕전)하고,

 

산해도를 이리저리 훑어본다.

流觀山海圖(류관산해도)라.

 

잠깐 사이에 우주를 다 둘러보니,

俛仰終宇宙(면앙종우주)하니,

 

즐겁지 않고 또 어떻겠는가?

不樂復何如(불낙복하여)아?

 

2018.9.26.泗軒.조성열 정리.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