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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벌초/최규학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8. 9. 28.

벌초/

 

 

최규학

 

 

 

어머니 산소 벌초하러 가는 길가에

알밤이 많이 떨어져 있다

이 길은 어릴 적 엄마 일하러 가실 때 따라 다니던 길인데

이제는 오가는 사람 드물고

산짐승도 적은가 보다

몇 개 주어다가 어머니 제사상에 올려야겠다

어머니 산소에 다다르니 풀은 무성해도

마음이 편하다

어머니께서 밭에 이르렀을 때도 그랬을 것이다

어머니께서 일하던 밭은 칡덩굴이 가득하다

칡덩굴이 푸른 파도처럼 무성한데

어머니 산소 봉분만 섬처럼 남아있다

칡덩굴도 어머니를 생각하는 걸보니

어머니가 더욱 그립다

칡덩굴을 다 베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