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앞에서
덥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풍요와 넉넉함을 느끼게 하는 계절이 돌아왔네요.
벌써 다음 주말이면 추석
세월이란 놈, 참 빨리도 도망갑니다.
아침저녁 차가운 바람이 이불을 끌어당기게 하는 요즘입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마음 한구석에는 무언지 모른 허전함에 콧등만 시큰합니다.
욕심도 아니고 욕망도 아니고
텅 빈 것 같은, 빈 껍데기 같은 허한 느낌입니다.
늦은 나이에 사춘기가 오는 가 봅니다.
허전한 마음이니 그립다느니 하는 말은
흔히 남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인 줄 알았고,
언제 나도 남들처럼 저렇게
한가하게 고상함을 느끼며 살 수 있을까?
나에게 그런 감정들은 먼 나라 이웃 얘기로만 들렸었습니다.
이제 철이 좀 드는 걸까?
내 나이를 실감하며 조금씩 젖어오는 것 같습니다.
세월을 잊고 오로지
그때그때 주어진 일에 얽매여 세월을 돌아볼 겨를도 없었고 그런 마음에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정말 앞뒤 고를 새도 없이 막 흘러 버린 세월입니다.
그래도 한가지 위안은
그때 그 순간 나에게 주어진 일에는 열심히 정직하고 솔직하게 성실하게 살았었다는 것에 위로합니다.
나는 늘 바쁘다.
시간을 놓치기 싫어서
한순간이라도
무엇을 하던 열심히 온 힘을 다하고자 하는 편입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꽉 차게
어떤 것이라도 배우며 삶의 충실 하려 한다.
누가 그런다
"너무 바쁘게 사는 게 아니냐?"
"몸을 너무 혹사하는 것 아니냐? 고 말을 합니다.
살아 있다는 건 무언가 해야 한다는 것 아닐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살고 있다는 의미가
무엇을 안 한다면 죽은 것이나 다름없지 않나?
늘 그렇게 생각하며 생활의 지표로 삼고 살아왔습니다.
나는 늘 바쁩니다.
먹고 사는 일만 한다면 그것 또한 허망한 짓 아닐까요?
좋아하는 일도 하면서 세상과 병행하며 나름 재미나게 사는 게 인생이 아닌가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없으니까요.
가끔은 나를 찾으며 살아가는 것도 인생을 즐기며 사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요즘 기타 배우기에 푹 빠져있습니다.
그 중 내가 젤 연장자랍니다.
좀 쑥스럽기도 하고 지금 이 나이에 배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많이 되었지만
젊은 시절 한번 해보고 싶었던 기타 용기를 내어 접수,
얼굴에 철판을 깔고 도전입니다.
악보도 볼 줄 모르고 뼈도 굳어져 가는 마당에 과연 할 수 있을까?
고목처럼 뻣뻣한 손,
손가락 관절은 툭툭 툭겨져 나와 있고, 예쁘지 않은 손으로 창피를 무릅쓰고 코드를 잡고 박자를 튕기고 있답니다.
"행복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것"이라는 말을 새기며 들이댑니다.
그리고 남는 시간 탁구교실 가서 초보 엄마들이랑 함께
체력은 국력이라는 마음으로 운동합니다
나의 퇴근 시간은 밤 10시입니다.
이 가을 앞에서
이런저런 마음에 낙서를 늘어놓으며 오늘도 부지런히 마음이 바쁘다
오늘 새마을 시장에 한가위 추석 특집 행사가 있다고 한다.
사진촬영을 부탁해서 오후엔 온몸이 땀으로 범벅될 것 같다.
오늘도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것에, 움직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하루를 열어갑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늘 즐거운 마음으로 이어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201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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