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우리동네 옛 이야기] [49] 노원구 하계동… 미꾸라지가 昇天했다가 떨어졌다는 전설
"이것은 신령스러운 비석이다. 이를 범하는 사람은 재화(災禍)를 입으리라."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비석인 '이윤탁 한글 영비(보물 제1524호)'에 쓰여 있는 문구다. 비석은 조선 중기 문신인 이문건(1494~1567)이 아버지 이윤탁의 묘에 세운 것으로, 노원구 하계동 산 12번지에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비석인 '이윤탁 한글 영비(보물 제1524호)'에 쓰여 있는 문구다. 비석은 조선 중기 문신인 이문건(1494~1567)이 아버지 이윤탁의 묘에 세운 것으로, 노원구 하계동 산 12번지에 있다.
하계동(下溪洞)은 노원구와 도봉구 경계를 흐르는 중랑천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어 이름 붙여졌다. 가좌동과 용동리 등이 있었는데, 가좌동의 맑은 하천에는 크고 살이 통통한 가재가 잘 잡혔다고 전해지고, 용동리에는 용이 되지 못한 미꾸라지 전설이 내려온다. 천 년을 채우지 못해 승천(昇天)하지 못한 커다란 미꾸라지는 어느 날 하늘에서 내려온 천관(天官)을 목격했다. 미꾸라지는 천관이 사람으로 변장하기 위해 벗어 놓은 옷을 훔친 후 "아직 천 년이 못 돼 하늘로 올라갈 수 없는데 도와달라. 그렇지 않으면 옷을 주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천관은 도움을 줬고, 용이 된 미꾸라지는 하늘로 올라갔다. 그러나 하늘 문(門)에 도달한 미꾸라지는 하늘로 들어올 수 있는 나이가 모자라 땅으로 내쳐졌고, 떨어진 곳은 '용이 되돌아왔다'는 뜻의 되룡굴이라 불렸다. 미꾸라지가 떨어져 죽으면서 내뱉은 거품이 마을을 덮어 용동리 근처 산에는 나무가 잘 자라지 않는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용동리 앞에는 '무더미'라는 들판이 있었는데, 천관이 떨어져 죽은 미꾸라지를 불쌍하게 여겨 묻어준 곳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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