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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나의이야기

고목에 옷을 입힌다.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0. 8. 11.

 

 

 

 

 고목에 옷을 입힌다

 

  글/조성인

 

멀대같이 키가 큰 고목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뻘쭘하게 서 있습니다

 

향긋한 봄이 오는 것도 모르고

햇살이 내려쬐는 여름도 잊은 체

멀뚱멀뚱 하늘만 보고 있습니다

 

모진 풍파를 함께 견뎌온 작은 넝쿨이

고목의 속살을 살살 간질이며 

아름다운 옷을 한 겹 두 겹 입혀줍니다

 

어느새 통통하게 새 옷을 입은 고목

하늘을 향해 너울너울 춤사위를 준비합니다

 

녹음이 짙어가는 숲 속 마을에는 

어머니의 품 속같이 너그럽고 포근합니다.

 

 

*2010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