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자호란때 仁祖 뒤쫓던 청군 몰아낸 마을
1636년 병자호란(丙子胡亂) 때 인조(仁祖)가 남한산성으로 피신하자 청나라 군인들이 뒤쫓아왔다. 청군(�]軍)은 남한산성으로 가는 도중 한 마을에 이르렀는데, 이곳은 남·서·북쪽이 험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을 뿐 아니라 마을을 지키는 용맹스러운 방이군들이 있었다. 산 위에 주둔한 방이군들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산을 기어올라오는 청군을 향해 활을 쏘고 돌을 던져 퇴각시켰다. 결국 청군은 다른 코스로 우회해야 했다. 이후 마을은 오랑캐를 막았다고 해서, '막을 방(防)', '오랑캐 이(夷)'자를 써서 '방이골'이라고 불렸다. 1914년 '방이리'로 바뀌었다가 1963년 서울시에 편입되면서 '방이동'으로 바뀌었다.
- ▲ 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하지만 정작 송파구 방이동(芳荑洞)의 한자는 '꽃다울 방'자에 '흰 비름 이'자를 쓰고 있다. 100여년 전 한학을 공부하던 학자들이 마을 이름의 뜻이 아름답지 못하다며 고친 것이라고 한다. 마을이 아늑하고 평화로우며 개나리꽃이 많이 피어 '방이동'으로 지었다는 말도 전해진다.
시계추를 더 뒤로 돌리면 이곳은 백제 초기 한성시대 도읍지이기도 했다. 그래서 위례성으로 추정되는 몽촌토성과 백제 고분군 등이 있다. '몽촌(夢村)'은 삼한시대부터 불리던 '곰말('큰 마을'이란 뜻)'을 한자음으로 바꾼 것이라고 한다.
방이동은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올림픽공원과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등이 들어서면서 아늑하고 살기 좋은 마을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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