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봉우리에 나무 없어 '대머리 산'이라고 불려
"그렇게 울적한 날 오후에 베를린 천사, 아니 독산동 천사는 느닷없이 나의 현실 속에서 되살아났다."
박상우의 소설 '독산동 천사의 시'는 통속과 예술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시나리오 작가인 주인공과 자신을 '세상의 때묻은 독산동 천사'라고 지칭하는 나미수를 통해 인간 존재의 우울함과 고독함을 보여준다. '독산동'이라는 동명은 얼핏 '고독(孤獨)'을 연상시키지만, 금천구 독산동의 '독'은 대머리 독(禿)자다. '산'은 뫼 산(山), 마을 산봉우리에 나무가 없어 붙여진 이름이다.
- ▲ 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조선시대의 인문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지금의 시흥 IC에서부터 문성초등학교 부근에는 산이 하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산은 한성 외곽에 있다는 이유로 무차별로 벌목되고, 풀이나 잡초들은 염소와 소의 먹이로 이용됐다. 이로 인해 산이 벌거숭이가 되었고, 조선 중기 이전부터 '대머리 산'이라는 뜻의 '독산(禿山)'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독산동은 1963년까지는 영등포구 관할이었으나, 1980년 구로구로 바뀌고, 1995년 금천구가 신설되면서 이에 속하게 되었다.
시흥대로 일대에 주둔하던 육군부대와 공군부대로 지역 개발이 지연되다가, 1973년부터 일부 군부대가 이전되기 시작하면서 개발이 활발해졌다. 올해 육군 도하부대가 이전하면, 그 자리에 의료·행정·주거를 갖춘 복합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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