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우리동네 옛이야기] [13] 복숭아나무 많아 '복사골'로 불리우던 곳
- ▲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마포구 도화동
마포구 도화동(桃花洞)은 복숭아나무가 많아 '복사골'로 불리다가, 한자로 '도화동'이 됐다. 봄이 오면 복사꽃이 만발해 동리가 분홍빛으로 물들고, 한강이 바로 곁이니 푸른 강물까지 어우러져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다고 한다.
이곳이 '복사골'이 된 사연에 얽힌 전설도 있다. 먼 옛날 이곳에 김 노인이 무남독녀 외동딸과 살았다. 그런데 딸이 매우 아리땁고 착해 소문이 하늘까지 났고, 옥황상제가 며느리로 삼겠다며 선관(仙官)을 보냈다. 노인은 기꺼이 딸을 내주었으나 다시 못 볼 것은 몹시 서운해 했다. 선관이 그 마음을 읽고 위로 삼아 천상의 복숭아를 건넸는데, 노인은 그걸 집 근처에 심고 딸 보듯 길렀다. 이후 마을 사람들이 김 노인 부녀를 기리며 저마다 복숭아나무를 심어 복사골이 됐다는 것이다.
전설에 걸맞게 1900년대 초만 해도 일대엔 복숭아나무가 많이 남아있었다. 도화동과 맞붙은 용산구 도원동(桃園洞)도 일제 때 복숭아나무가 많다고 '모모야마'(桃山)로 불리다가 지명으로 굳어진 경우다. 그러나 경의선 철도가 지나가고, 주변에 주택이 들어서며 복숭아나무는 사라졌다. 1962년 도화동에는 '국내 최초의 아파트단지'인 마포아파트까지 들어섰다.
최근 서울시가 경의선 폐철로 자리에 2012년까지 자연 공원을 만들고 도화동에는 '복사꽃 정원' 도화원(桃花園)도 꾸미겠다고 밝혔다. 복사골 명성이 돌아올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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